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여성 근로자도 예외 없다

2016-05-17 18:06
2차 대상 1순위 유력…사무직 이어 생산직도 감원 대상 포함될 듯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중공업이 30대 초·중반의 여성 근로자까지 구조조정 대상자 범위를 넓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430여명의 여성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희망퇴직 당시 170명 정도가 회사를 떠났다. 여성 근로자 대부분은 노조 가입자로 이들의 구조조정 시점은 희망퇴직 접수가 끝나는 오는 20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고졸 학력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40대 이상의 여직원들은 지난해 거의 퇴사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남은 여직원들은 30대 초·중반의 젊은 직원 비율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이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회사를 떠나고 있다”면서 “회사가 구조조정에만 매몰돼 있어 구조조정 이후에 대한 비전 제시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의 다음 구조조정 타깃은 여성 근로자에 함께 생산직 중에서 비조합원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일부터 사무직·연구직 과장급 비조합원들을 대상으로 1차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당초 15일이었던 접수 기간을 20일까지 연장했다.

희망퇴직은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힘스·현대E&T 등 5개 계열사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위로금으로는 최대 40개월치 기본급과 자녀 학자금을 지급한다.

1차 대상자는 직급연령 초과자, 저성과자, 58세 이상 고연령 등이다. 40·50대 부장급들은 상당수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는 얘기가 조선소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노조 측은 이번 희망퇴직 신청자 중에 40대 미만의 젊은 직원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말만 희망퇴직이지 부서별 할당으로 아예 명단이 돌고 있다”면서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개별 면담을 통해 잘라낸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사측의 구조조정 드라이브가 속도를 내면서 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19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했던 현대미포조선 노조도 “6분기 연속 흑자인 미포조선에서 희망퇴직은 말도 안 된다”며 인력 구조조정 계획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강제 희망퇴직 규탄, 하청노동자 임금삭감 철회, 구조조정 중단’ 기자회견에 이어 오는 19일 조선업종 노조연대 차원에서 국회를 찾아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조선업 강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