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얼룩진 도쿄올림픽, 표절 이어 뇌물 혐의 수사
2016-05-12 14:21
IOC 위원에 17억원 송금...엠블럼 표절 논란 8개월만에 비리 의혹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일본이 올림픽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이 나왔다. 엠블럼 표절 의혹 논란이 해소된 지 8개월 만에 또 다른 혐의가 불거지면서 도덕성에 먹칠을 하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유치 담당 팀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측에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가 포착돼 현재 프랑스 검찰이 수사 중이다. 유치 담당 팀은 유치가 확정된 2013년 9월을 전후한 시점에, 싱가포르 비밀 은행계좌를 통해 당시 IOC 의원이었던 파파 마사타 디악에게 130만 유로(약 17억 2500만원)를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네갈 국적의 디악은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전 회장의 아들이다. 한때 IAAF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한 이력이 있는 디악은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도핑 결과를 은폐해주고 뇌물을 받은 경력도 있다. 프랑스 검찰이 이번 혐의를 포착한 것도 디악 부자를 중심으로 IAAF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뇌물 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심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IOC 입장에서도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 뇌물 스캔들 이후 두 번째 스캔들에 휘말리게 될 상황이다.
이번 의혹은 도쿄올림픽 엠블럼 선정 과정에서 두 번이나 표절 의혹이 일어난 뒤 8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어서 도덕성에 먹칠을 하게 됐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의 엠블럼 디자인을 담당했던 아트 디렉터 사노 겐지로가 인터넷상에 있던 이미지를 무단으로 활용하면서 두 차례나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9월 표절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내부 감사를 진행한 끝에 엠블럼 수용을 취소하고 디자이너를 교체했다. 새로운 엠블럼은 지난달 25일 새로운 형태로 공개됐다. 올림픽에서 활용한 경기장 건설 계획도 공사비 견적과 담당자가 교체되면서 두 차례나 변경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뇌물 의혹에 대해 올림픽 조직위 측은 "유치 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 "관련 혐의를 알 방법이 없으며 도쿄는 가장 우수한 조건을 제시해 개최지로 선정됐다고 믿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