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양안관계 위기 생기면 대만 책임"…차이잉원에 견제구
2016-05-12 11:33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샤오광(馬曉光)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12일 “양안 관계가 현재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며 “공이 어디로 튈 지는 대만의 새 집정자의 손에 있다며 (취임 연설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만약 차이 당선인이 오는 20일 총통 취임 연설에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92공식을 부인한다면 양안 교류가 중단될 수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중국 측의 답변이었다.
마 대변인은 이날 “만약 양안 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거나 혹은 위기가 발생한다면 책임은 현재 상황을 바꾼 쪽이 져야 할 것”, "과실만 따먹고 나무에 절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누가 길을 보수하고 누가 다리를 철거했는지 모두가 잘 알 것" 등의 말로 대만 새 정부 측에 간접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그러면서 앞서 8년간 대만을 집정한 친중국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정권에 대해선 높이 평가했다. 마 대변인은 “92공식을 견지하고 대만독립에 반대한다는 공동의 정치적 기초 아래서 양안관계는 평화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며 "이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20일 대만 총통 취임 연설을 앞두고 중국은 차이 당선인에 대한 경고 수위를 나날이 높이고 있다. 같은 날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논평을 통해 "양안 관계의 근간인 92공식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대(對)대만 창구기관인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천더밍(陳德銘) 회장은 지난 8일부터 일주일간 대만 기업인과의 쓰촨성 시찰 당시 "현재 양안은 객관적으로 전쟁상태에 처해있다"며 "대만 새정부이 뭐라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는 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6일 대만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오는 23일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 ‘하나의 중국’원칙에 따라 초청한다는 내용의 초청장을 받았다. 이는 중국이 WHO에 압박을 넣은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간 차이 당선인은 중국의 거듭된 압박에도 불구하고 92공식의 수용을 거부한 채 양안관계의 현상 유지를 주장하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실제로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의 기자회견과 관련, 대만 민진당 대변인은 11일 “차이잉원의 양안정책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며 “바로 현상을 유지하는 것, 대만의 자유와 민주를 수호하고, 대만의 평화와 양안의 안정과 발전의 현 상황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