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고용지표…4월 취업자 20만명대로 추락(종합2보)
2016-05-11 14:49
청년실업률 10.9%로 4월 기준 역대 최고
구조조정으로 대량 실업사태 발생 시 고용상황 악화 우려
구조조정으로 대량 실업사태 발생 시 고용상황 악화 우려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취업자수가 20만명대로 추락하고, 청년 실업률이 당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지표가 무너져 내렸다.
특히 한계업종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대량 실업사태로 이어질 경우, 고용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취업자수는 2615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5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월간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올해 1월 33만9000명을 기록한 이후, 2월에는 22만3000명으로 두 달 연속 줄었다가 3월엔 다시 30만명으로 늘었지만 지난달 다시 20만명대로 추락했다.
청년 고용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오른 10.9%로 집계됐다.
이는 실업자 기준을 구직 기간 1주일에서 4주일로 바꿔 통계를 작성한 1996년 6월 이후 4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청년실업률은 올해 2월 12.5%, 3월 11.8% 등 3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청년실업률과 고용률이 모두 함께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오는 6월 서울지역과 지방직 공무원 시험이 있어 청년실업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취업자수 급감과 청년실업률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됐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더 우려스럽다.
최근 조선·해운 등 한계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고용시장에도 부정적인 여파가 미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지난 3월까지 23개월 연속 10만명 이상 증가하는 호조를 보이며 취업자 수 증가 규모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지난해 금융업계 인력감축이 진행됐고, 올해 제조업 부문 구조조정이 이어져, 4월 제조업 취업자 증가폭은 2013년 11월 이후 2년5개월만에 최저치인 4만8000명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조선업 일감 축소가 시작되면 고용시장 한파는 더 거세질 수 있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구조조정 영향이 아직은 고용시장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하반기 조선업 등 업종에서 (고용 감소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고용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충격을 줄일만한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이 본격 진행되는 오는 6∼9월새 2만∼3만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며 "임금을 삭감해도 고용을 유지하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정리해고를 줄이고 실업자들이 새롭게 취업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