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완전 비핵화를" 국제 제재 강해질 듯

2016-05-09 16:26
김정은 '당·국가·군대 최고영도자'…당 중앙위 결정서 새 표현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제7차 대회 사흘째인 지난 8일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분석 및 결산)에 대한 결론에서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관철할 것을 주문, 북한의 핵 보유국 의지를 재천명 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 무력을 적극 강조하면서도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 군사회담 등을 제안해 북한이 최대의 정치적 '성과'를 얻기 위해 핵실험 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6∼7일 당대회 총화보고(업적보고)에서 '세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한 노력 의사를 강조하면서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겠다”고 말하면서 핵무기 고도화와 항구적 핵 보유 의지도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언제든지 5차 핵실험을 강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8일(현지시간) '북핵 불용'의 확고부동한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거듭 촉구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이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 개최를 전하는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리 아브라모비츠 미 국무부 동아태국 대변인은 이날 "비핵화에 관한 국제적 약속과 의무 이행에 초점을 맞출 것을 북한에 지속적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투발 수단인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시험을 이어가면서 5차 핵실험 위협을 지속적으로 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정부 역시 우리 정부의 평가와 같다"면서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핵보유국을 전제로 핵-경제 병진노선을 재천명한 것으로, (미국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북한에 비핵화의 의지가 전혀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은 5차 핵실험 준비를 끝내고 김 제1위원장의 지시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지난 6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통제센터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차량들이 새로 포착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조만간 5차 핵실험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김 제1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미 천명한 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천명한 상태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앞으로 국제사회와 철저한 공조 하에 북한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죌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유엔 제재와 별개로 이미 양자 제재에도 들어간 미국이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강행하면 중국의 반대로 안보리 결의안에서 빠진 대북 원유 공급 제한 또는 중단과 함께,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이나 기업, 은행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 등도 광범위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의 압박 속에 안보리도 현재 모든 유엔 회원국에 대해 지난달 초 채택한 역대 최강경 대북제재 결의 2270호의 구체적인 조치 결과를 이달 말까지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대북 제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는 '핵보유국 명시'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최고수위'로 모시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결정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결산)에 대하여'가 대표자 전원 찬성으로 채택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 영도자'로 김일성 주석은 '위대한 수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탁월한 수령'이라고 각각 표현해 북한이 제7차 당 대회를 계기로 달라지는 위상만큼 김일성 3부자에 대한 호칭이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일성·김정일을 영원한 수령으로 높이 모시고'라는 표현으로, 북한은 1998년 개정한 헌법 서문을 통해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2012년 '영원한 총비서'로 각각 추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