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나홀로 쑥쑥…김용범 승부수 통했다
2016-05-10 00:0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부진한 실적으로 '보험 CEO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던 메리츠화재가 달라졌다. 최고경영자(CEO)인 김용범 사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이 취임한 후 메리츠화재는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투자수익률이 5%대를 넘어서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부실한 경영 성적으로 사장을 비롯해 절반이 넘는 임원진이 옷을 벗는 굴욕을 겪은 지 딱 1년만이다. 업계에선 메리츠화재가 완벽하게 환골탈태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8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6.1% 늘었다. 같은기간 순이익도 615억원으로 전년보다 200.2% 증가했다.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6.9%성장한 1조468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 수익성의 지표가 되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 동기 5.8%에서 올해 16.6%로 10.9%포인트 증가했다.
본업인 보험업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보험료 수익 역시 5조6658억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9% 늘었다. 보험 손해율도 개선되는 추세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장기보험 손해율은 84.3%로 전년 동기 수치인 85.9%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85.8%로 5.1%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균형있게 투자하는 '김용범식 경영' 성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대한생명(현 한화생명)과 삼성화재 증권부,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 등에서 채권운용을 담당했던 자산운용전문가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이 초저금리에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는 보험사가 2~3%대 투자수익률만 올려도 매우 훌륭한데 5%대는 매우 고무적인 수준"이라며 "리스크 관리를 꾸준히 하면서도 고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면 같은 업계로서 매우 부러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