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CJ헬로비전 M&A 합병심사 기준 두고 실효성 논란
2016-05-08 13:39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을 심사하기 위해 마련한 기준을 두고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업계서 제기되고 있다.
8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 22일 미래창조과학부의 사전동의 요청에 앞서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을 심사하기 위한 계획안을 발표했다.
여기서 심사위원 결격사유 등이 논란이 됐다. 방통위는 '2014년 1월 1일 이후 신청법인이나 신청법인 주주사의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지분 100분의 1 이상의 주식이나 지분을 소유한 자'는 심사위원이 될 수 없도록 했다.
결국 이 기준에 따르면 100억원어치의 CJ헬로비전 주식이나 1712억원어치의 SK텔레콤 주식을 소유하지 않으면 심사위원이 될 수 있게 된다. 이에 지분 소유 제한 기준이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2014년 1월 1일 이후 신청법인 주식을 10% 이상 소유한 주주사의 임직원 또는 사외이사'라는 결격사유도 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이 방식은 '밀실 평가'라는 의혹을 일으킬 수 있다. 사업 계획을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을뿐더러 합병 당사자 의견만 듣고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심사기준의 세부항목도 문제가 제기된다.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의 공적책임 이행 가능성을 평가하면서 법인의 방송법, IPTV법 위반 여부만이 아니라 경영진의 경제 관련 법령 위반 여부까지 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다만, 아직 심사위원 자격요건이나 심사기준은 변경될 여지가 있다. 아직 심사 계획안이 의결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조만간 통신사, 방송사, 시청자·소비자 단체 등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이 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