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만성요통 치료에 레이저나 열을 이용한 물리치료가 효과적이라는 학문적 근거가 없는 만큼 치료법으론 적합하지 않다는 전문가 단체의 치료지침이 나왔다.

척추 질환 연구단체인 대한척추외과학회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만성요통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지침'을 8일 공개했다.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만성요통의 치료지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회는 작년 초 유기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팀장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치료지침 개발에 나섰다. TF팀은 2013~2015년 발표된 만성요통의 비수술적 치료법 영어 논문과 2010~2015년 관련 학회나 국가 주도로 제작된 미국·독일·영국 등의 해외 치료지침 등을 검토해 국내 지침을 만들었다.

이번 지침은 △논문과 해외 지침에서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권고됐을 때 '권고' △중등도 권고 또는 사용 대상·방법이 제한적이면 '부분적 권고' △명확히 권고하지 않거나 사용이 금지된 경우, 치료 결과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권고 안함' 등급을 각각 부여했다.

최종 치료지침을 보면 약물치료 중 아세트아미노펜과 일반 진통소염제는 1~2차 약제로 단기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근이완제와 항우울제는 부분적인 사용과 복합치료의 일종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반면 항간질제는 권고하지 않는다.

아직 치료 효과가 불분명한 레이저나 간섭파, 단파심부열, 초음파, 열치료는 권고 안함 등급을 받았다. 척추보조기와 견인치료, 신경전기자극치료 등도 미권고했다. 도수치료와 운동치료는 최대 12주까지만 사용하고, 단독요법보다는 다른 치료법과 병행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침습적 치료 가운데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술과 경피적 고주파 신경차단술 등은 증상을 일으킨 부위(병소)가 확인되고 일차적인 보존적 치료로는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부분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진단을 위해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이밖에 추간판내 고주파 열치료술은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추간판성 통증 환자에게 부분적인 권고를 했으나 증식치료와 통증유발점 주사는 권고하지 않았다.

이규열 척추외과학회장(동아대병원 정형외과)은 "이번 치료지침은 만성요통 환자를 보는 의료인에게 과학적 근거가 있는 치료 표준지침을 제공하고자 마련했다"며 "앞으로 3년마다 지침 개정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