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마커 안영환 대표, 앙금 쌓인 ABC마트와 한일전 2라운드 혈투 예고 "이제는 법정 밖에서"

2016-05-08 23:00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국내 토종 슈즈 멀티숍 업체인 슈마커가 일본 기업인 ABC마트에게 정면으로 칼끝을 겨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슈마커는 지난 3월 안영환 전 ABC마트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안 대표는 일본의 ABC마트를 국내에 들여왔고, 2011년까지 키워온 장본인이다. 그는 국내 멀티숍 시장을 개척한 만큼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의 네트워크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안 대표와 일본 ABC마트의 사이는 기업 공개에 대한 이견으로 벌어지기 시작해 결국 결별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양측은 지난 5년여 동안 민·형사상의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여 오다 지난해 말 3심에서 안 대표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업계에서는 슈마커가 안 대표를 앞세워 독보적 1위를 고수하고 있는 ABC마트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ABC마트는 지난해 기준 매출 4270억원을 올렸다. 금강제화의 레스모아와 슈마커가 각각 1350억원, 1250억원으로 뒤를 쫓고 있다. 

슈마커가 본격적으로 안 대표 체제에 돌입하자 ABC마트는 지난달 신규 BI와 브랜드 슬로건, 기업 브랜드 TV 광고를 공개하며 국내 대표 슈즈 카테고리 킬러로서 제2의 도약에 나섰다.

‘세상의 모든 신발’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내걸고 캐주얼화부터 비즈니스화, 아동화, 등산화까지 남녀노소를 위한 모든 신발을 제공하는 공간이라는 ABC마트의 특·장점을 앞세웠다. 

양사의 프리미엄 시장 확대와 자사 브랜드 육성이라는 2차 성장 전략이 겹치는 것도 눈여겨볼 일이다. 

ABC마트는 ‘스페리’와 ‘서코니’ 국내 판권을 동시에 확보하고 올해부터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단독 매장도 운영할 예정이다.

슈마커의 경우 지난해 전개권을 확보한 ‘캉가루스’의 대규모 홍보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캉가루스는 설포 부분에 주머니가 숨겨져 있는 젊고 에너지 넘치는 스니커즈 브랜드로, 지난해 슈마커가 단독으로 국내에 론칭했다. 현재 전 세계 6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캉가루스의 ‘자덴 가이아’ 제품은 MBC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 등장한 뒤 10일 만에 2000족이 팔리며 완판됐다. 드라마에서 인터넷 언론사 편집장 서우진(송재림 분)이 기자 김스완(문채원 분)에게 신발 속 포켓에 쪽지를 넣어 선물하는 장면이 방송을 타며 큰 인기를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안 대표와 슈즈 멀티숍 1위인 ABC마트가 치열한 법정 공방을 거치면서 앙금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이제는 사업 확대와 신규 제품 론칭 등을 통해 자존심이 걸린 2라운드 싸움을 벌이게 됐다"며 "안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