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각종 규제와 좁은 내수시장으로 성장이 막혀있는 서비스기업들이 중국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3일 ‘서비스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전략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약화되고 있는 서비스산업의 성장활력 제고를 위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성장률이 최근 5년 새 15%에서 3분의 1 수준인 4%로 급감했다. 서비스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 미만으로, 영국, 프랑스 등 구미선진국의 90년대(70% 초반) 수준보다도 훨씬 뒤처져 있으며, 그마저도 2010년 이후 정체상태에 빠져있다.

특히 서비스산업의 성장성 약화는 경기침체와 협소한 내수시장, 각종 규제가 이유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우리 서비스기업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영혁신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시장이 크고 성장속도가 빠른 중국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의 서비스산업 생산액은 10년간 연평균 17%씩 성장하며 지난해 5000조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3차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무원은 자국 서비스 교역액이 2020년까지 1조 달러(약 1100조원)를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상의는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키즈산업과 실버산업, 고급서비스산업, 콘텐츠산업 등 4개 산업에 대한 관심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중국의 자녀정책 변화로 신생아 수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키즈산업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면서 2017년 한 해에만 2000만~250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는 “중국의 영·유아 관련 산업과 아동산업에 특수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중국 두 자녀 시대에는 한국의 의료·교육 등 우수한 서비스산업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어 선제적인 시장진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실버산업도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 UN 자료에 의하면,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약 1억3000만명, 2035년에는 3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과 빠른 고령화로 인해 중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이 2050년 27%에 이를 전망이다.

상의는 중국 기업들은 아직까지 양로서비스 경험이나 노하우가 부족해 우리나라 기업들도 양로서비스 노하우나 시스템을 수출하는 등 중국 실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력과 상관관계가 높은 유통, 음식, 의료, 교육, 콘텐츠 관련 서비스 기업들은 ‘중국판 청담동’을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유자산 600만 위안(약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유층의 절반정도가 광동성, 베이징, 장쑤성, 저장성, 산등성, 상하이 등 6개 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이들 지역이 소위 ‘중국판 청담동’으로 불리는 곳이다.

대한상의는 “방대한 내수시장 규모만 보고 무턱대고 덤비면 십중팔구 실패하기 마련”이라며 “한국기업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호하는 중국 부유층이 밀집한 특정 지역을 집중공략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방송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중국 현지기업과 제휴·합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의 광범위하고 애매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선 중국 기업과 제휴-합작이 필수적인 과정이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시욱 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대한상의 자문위원)은 ”제휴·합작은 중국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현지로부터 발생하는 파생수익(광고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추후 동남아, 화교권 국가에 대한 수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국시장의 잠재력과 부가적인 서비스 시장에 대한 확장 등을 염두에 둔다면, 현지기업과의 협력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국내기업이 중국 서비스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개척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잠재 수요 및 시장을 확보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