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보릿고개' 여전... SK플래닛 탓에 실적 발목

2016-04-28 11:36

[▲SK-T타워]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SK텔레콤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 4021억2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2284억원으로 0.28% 줄었고, 순이익은 5722억9800만원으로 29.26% 늘었다.

앞서 국내 증권사들은 SK텔레콤 영업이익을 4200억~4300억원대까지 추정, 긍정적 전망을 하기도 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 "순이익은 예상보다 좋았으나 이는 일회성 요인(로엔 엔터테인먼트 지분 처분 손익 3147억원 반영) 때문이다. 영업이익도 기존 전망치 대비 10%가량 줄었고, 매출액은 여전히 감소 추세"라며 "전체적으로 SK텔레콤 실적이 좋다고 평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SK텔레콤 측은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 등 자회사의 영업활동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를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지난 1월 SK텔레콤은 100% 자회사인 SK플래닛의 위치기반서비스(LBS) 사업조직을 떼 SK텔레콤과 합병(분할합병기일 4월 5일)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플래닛은 오픈마켓 11번가 등 전자상거래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달에는 쿠팡과 티몬 등 소셜커머스 업체와 경쟁을 고려해 SK플래닛이 경기도 이천에 3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설립, 직접 매입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 연구원은 "SK플래닛이 2분기부터 직매입을 하겠다고 발표해 상품 매입부터 배송 등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SK플래닛이 SK텔레콤의 연결 실적에서 적자 폭을 얼마나 확대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손실규모가 2분기에 더 늘어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SK텔레콤 자체 실적인 별도 실적도 부진하다는 평가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SK텔레콤 1분기 영업이익은 4298억5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다만 이 기간 매출액은 3조982억원으로 1.12% 감소했고, 전 분기보다도 1.27% 줄었다.

매출액 항목별로 이동전화수익은 2조7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7330억원 대비 27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망접속정산수익은 1770억원에서 1900억원으로 130억원 늘었으나, 기타 매출이 2240억원에서 2030억원으로 210억원 줄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입비 폐지 영향 등으로 이동전화수익이 감소했고, 솔루션·하드웨어 매출 감소 등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장동현 사장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내세웠던 신규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제고 노력을 통한 ‘실적 반등(Turnaround)’이 힘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플래닛을 비롯한 자회사 실적 악화 가능성이 부담이다. SK플래닛이 재차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에 나서고 있어 적자 폭 확대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 한다면 시설투자 및 마케팅비용 증대 가능성을 고려, CJ헬로비젼 연결 편입 효과도 올해엔 기대할 게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SK텔레콤 영업이익을 1조8000억원으로 예상, 지난해 명예퇴직금 제거 비교 시 이익 정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