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이증상-WLSTKD(진상?) 절대 사절"···이건 무슨 암호?

2016-04-27 14:05
조씨, 환불의사 없어..."우롱 받은 느낌"
병원 측, 사과했지만 중재 이뤄지지 않아...'답답'

사진 상단 왼쪽. "특이 증상-WLSTKD 절대 사절"이란 문구가 눈에 쏙 들어온다. [사진제공=제보자 조모씨]


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지난 26일 본 기자의 메일로 한 통의 제보가 들어왔다.

외근을 다녀온 뒤 숨을 고르고 꼼꼼히 제보 내용을 들여다봤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조모씨(25)는 얼굴에 난 여드름 문제로 고민하던 중 평택에 있는 한 클리닉(의원급)을 찾았다.

이곳에서 그는 피부관리권 5회(50만원)를 끊고 치료를 받기로 마음먹었다.

제보자 조씨에 따르면 1회 시술 후 2회차 시술을 받으러 클리닉을 찾았다.

이날 클리닉에서 업그레이드된 시술(최신 레이저기)을 서비스(주의사항에 대해 설명은 없었다)해 주겠다며 결제한 피부 관리권 목록이 아닌 다른 종류의 데모 기계제품으로 시술을 받았다.

레이저 시술 10분 뒤, 조씨의 얼굴에 홍조와 수포 증상이 올라왔다. 

다음 날 조씨의 얼굴에 딱지가 레이저가 지나간 빗금 모양으로 상처가 났다.

문제는 시술받은 여드름이 아닌 깨끗한 피부에만 수포증상이 나타난 것.

놀란 조씨는 1주일 동안 2회 내원했다. 하지만 걱정이 들었다. 원장에게 제대로 된 진료를 요구했지만 원장에게서 돌아온 말은 "오버한다", "재생크림을 바르고 조금 기다리면 된다"였다.

병원 측은 "시술 받은 자리에 딱지가 들어서 조금 기다리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2번째 내원 끝에 조씨는 마음이 놓이지 않자 전문 피부과를 찾아 진료한 끝에 해당 병원 의사는 "레이저 모양이 동그랐지만 강하게 들어가면 빗금 모양으로 날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수포가 동반한 홍반과 가피가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피부과에서 경구약 및 연고제를 처방받았다.

이에 그는 해당 클리닉에 환불을 요구했다.

클릭닉 측은 35만원에 대한 비용만 지불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씨는 '45만원을 환불해주실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서로 간의 중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황당한 일은 여기서 부터다.

조씨가 클리닉 측에 차트 진료기록을 복사 해달라고 요구하자, 이에 담당 직원은 조씨의 진료기록을 출력했다.

진료기록을 받은 조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다름 아닌, "특이 증상-WLSTKD 절대 사절"...'진상? 사절'이라는 단어가 컴퓨터 자판 영타로 기록된 것이다.

제보자 조씨는 "나는 절대 병원에서 진상을 부린 적이 없다. 원장과의 통화에서도 상대방을 공격한다거나 클리닉에 피해를 줄 만큼의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화가 난 조씨는 당장 전화를 걸어 누가 작성한 건지 확인을 요구했지만, "실장과 데스크 직원들 총 3명 모두 자신들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했고, 원장과 확인해 본다고 했다. 사과는 없었다. 3시간이 흐른 뒤에도 연락이 없자 조씨는 2번이나 통화했지만 원장과 애기해 본다. 우리는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3시간 30분이 지났을까 원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원장 왈 "본인은 말이 안 되게 환불을 해달라는 사람에게 이렇게 적는다. 저건 진상이라고 적은 게 아니다. 영어니까 진상이라고 쓴 게 아니다. 오해하신거면 사과드리는데..."라고 했다는 것이다.

조씨는 "병원에 방문하면서 화를 한 번도 낸 적이 없다. 다만, 환불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병원에 진상을 부린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불 문제는 소비자 관련 법 쪽 사이트를 통해서 받을 생각"이라면서 "물질적 보상을 바랐다면 언론에 제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35만원에 대한 환불 조치를 할 의향이 있다. 그러나 조씨가 전화를 통해 다른 방법으로 더 받아 내겠다라고 했다"면서도 "환불을 원해 지난주 목요일에 방문을 요청했지만 바빠서 다음 주 월요일에 방문하겠다. 그래서 월요일에 방문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장님이 당사자가 그렇게("특이사항-WLSTKD 절대 사절") 받아들인 부분에 대해 정중히 사과했지만, 조씨가 제대로 된 대화를 원치 않았다"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조씨는 "이 문제는 환불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원장 및 실장과 계속 통화를 했지만 저에게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모멸감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 기자 역시 "특이사항-WLSTKD 절대 사절"이란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해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