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자율협약에 관련주 주가 '희비'

2016-04-25 17:46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경영난을 겪어온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관련주의 희비가 25일 엇갈렸다.

한진해운은 유동성 위기 부각 및 불확실성 고조에 하한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다른 계열사들은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 리스크(위험)가 축소됐다는 분석에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해운은 가격제한폭(-29.94%)까지 떨어진 182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해운이 지난 22일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율협약에 의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한진그룹은 자율협약 신청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해운업 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한진해운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독자적 자구 노력만으로는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한진칼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으로 자금 지원 부담을 덜게 됐다는 분석에 전 거래일보다 8.42% 오른 2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대한항공은 여전히 추가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에 장 막판 약세로 돌아서 2.30% 하락 마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한진해운에 대한 위험노출(익스포저)금액은 약 9000억원에 달한다.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을 쥔 유수홀딩스는 최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과 두 딸이 한진해운 지분을 매각한 시점을 두고 불공정거래 의혹이 제기된 영향으로 11.11% 하락했다.

한진해운 회장으로 경영을 맡았던 최 회장 등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직전 보유 지분을 모두 팔아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한진해운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신청 결정을 내리기 하루 전인 21일 최 회장과 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 씨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27억원어치(96만7927주·지분 0.39%)를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주요 주주였던 최 회장 일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한진해운 주식을 매각하고 손실회피를 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한진해운 채권단은 최 회장에게 사재출연을 요구하는 등 책임을 묻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해운업과 함께 대표적인 취약 업종으로 꼽히는 조선업종도 확대된 구조조정 우려에 동반 하락했다.

삼성중공업이 6.96% 급락한 가운데 현대중공업(-6.03%), 대우조선해양(-4.15%), 현대미포조선(-5.84%) 등이 줄줄이 내렸다.
조선업종은 세계경기 부진과 저유가 등으로 신규 수주는 급감한 반면 중국, 일본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전반적으로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이달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관계 부처 차관급이 참석하는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열고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