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빅리그 첫 ‘4번타자’ 안타…8회교체는 몰리터 감독의 ‘악수’
2016-04-25 08:39
박병호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인터리그 방문경기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박병호가 선발로 경기에 나선 것은 무려 5경기 만이다. 4경기 선발 제외 기간 동안 한 차례 대타 출전을 했을 뿐이었다. 박병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인터리그 원정길에 오르면서 기회 자체가 없었다. 미네소타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2경기를 치른 뒤 워싱턴과 3연전을 갖는 일정이었다.
박병호는 휴식이 필요한 주전 1루수 조 마이어 대신 박병호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4번 타순 배치였다. 타순에 대한 부담보다는 타격 감각을 찾는 것이 더 급했다. 2경기 연속 홈런과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박병호의 방망이가 벤치에서 한 동안 식었기 때문. 역시 예열이 필요했다.
1회초부터 첫 타석에 섰다. 2사 1루에서 우완 선발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에 3구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3구째 몸쪽 체인지업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박병호도 두 번째 타석부터 서서히 감을 잡았다. 1-1로 맞선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스트라스버그의 시속 151㎞ 초구를 노렸으나 중견수 플라이. 세 번째 타석인 6회초 2사 1루에서는 스트라스버그의 2구째 시속 151㎞ 직구를 밀어쳤다. 외야로 뻗던 타구는 워싱턴 우익수 맷 덴 데커의 호수비에 걸려 아쉽게 장타로 이어지지 않았다.
박병호는 네 번째 타석에서 기어코 안타를 때려냈다. 박병호는 앞서 브라이언 도저의 3점 홈런이 터지며 4-1로 앞선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맷 밸라일을 상대로 3구째 깔끔한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높게 제구된 시속 137㎞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은 집중력이었다. 후속타자 삼진으로 득점 기회는 무산됐다.
박병호는 8회말 수비 때 3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투수 트레버 메이와 교체됐다. 1루는 대타로 나섰던 마우어가 채웠다. 이날 안타를 추가한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0.233에서 0.234(47타수 11안타)로 조금 올랐다.
그러나 미네소타는 곧바로 8회말 윌슨 라모스의 2타점 2루타로 추격을 허용한 뒤 9회말 브라이스 하퍼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얻어맞아 4-4 연장에 돌입했다. 박병호를 빼고 지키는 야구를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의 결정은 실패로 돌아갔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장시간 경기를 기록한 16회 접전 끝에 어이 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미네소타는 15회초 2사 1, 2루에서 미구엘 사노의 좌전 적시타로 5-4로 다시 앞섰으나 15회말 2사 2루에서 올리버 페레즈의 기습 번트 때 포수 J.R. 머피의 1루 악송구로 5-5 동점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라이언 오루크 대신 마이클 톤킨을 교체한 악수로 날린 승리였다.
결국 미네소타는 연장 16회말 톤킨이 선두타자 크리스 헤이시에게 좌월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미네소타는 5-6으로 역전패를 당해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3연패 수렁에 빠진 미네소타는 시즌 전적 5승14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