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그렇게 따지자면 KBS는 ‘태양의 후예’ 왜 틀었나요?”  조정석, 공효진 주연의 드라마 ‘질투의 화신’을 둘러싼 촌극에 대해 드라마 편성을 확정 지은 SBS의 말이다.

8월 방송 예정 드라마니, 업계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보지도 못했을 ‘질투의 화신’이 편성 전쟁 때문에 화제에 올랐다. 시작은 지난 12일, 당시 SBS가 “‘질투의 화신’ 편성을 긍정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내놓자, KBS가 기다렸다는 듯이 “‘질투의 화신’을 8월 수목극으로 편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침묵을 지키던 제작사 SM C&C는 일주일 후인 19일 ““KBS와 ‘질투의 화신’을 놓고 편성을 논의했으나 편성 시기와 제작 일정 등이 맞지 않아 SBS에서 8월에 틀기로 했다”고 밝혔다.

21일 연예전문매체가 “편성 및 촬영 시기, 제작진 선정 등 여배우의 까다로운 조건을 수용하며 조율 중이었는데 SBS에서 편성을 확정한 것은 상도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KBS 고위 관계자의 말을 보도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SBS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SBS 고위 관계자는 21일 아주경제에 “드라마가 여러 방송국과 편성을 논의하는 것은 늘 있는 일”이라며 “KBS가 미온적 반응을 보인 드라마는 새 방송국을 찾지 않고 엎어져야 맞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많이 알려졌다시피 ‘태양의 후예’도 최초로 편성 논의한 것은 우리였다. KBS의 주장대로라면 KBS는 ‘태양의 후예’를 방영하면 안 되는 거였다. ‘태양의 후예 놓친 SBS, 배 아파서 어쩌나'라는 식의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과거의 판단을 아쉬워하고 마는 것이지 KBS가 어떻게 ‘태양의 후예’를 틀 수 있느냐며 분개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런 KBS가 어떻게 상도를 운운하느냐”고 꼬집었다.

또 “KBS가 드라마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확인해 본 결과 (KBS 소속) 연출은 작가를 단 한번도 만나지 않았으며, 배우 캐스팅도 제작사에서 다 진행했다. KBS가 드라마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면서 “현재 MBC에서 나가고 있는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경우, SBS 소속 연출자가 초반 대본을 다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편성 불발, MBC가 우리가 창작한 대본으로 드라마를 찍었음에도 우리는 문제 삼지 않았다. 이것이 이 바닥의 상도”라고 강조했다.

KBS가 여주인공 공효진에 대해 “편성 및 촬영 시기, 제작진 선정 등 까다로운 요구가 많았다”고 이야기한 것에 대해 “드라마를 위해서는 그 누구라도 의견을 낼 수 있다. 여배우가 그런 요구를 한 것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작품을 위해 의견을 내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하면서 “내가 틀지 못하면 흠집이라도 내겠다는 심보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끝으로 “정말 드라마를 방영할 마음이 있었다면 제작사와 빠르게 협의해 나가야 했다. 제작사의 요구사항에 내내 미온적으로 반응하다 상도를 운운하며 작품을 내놓으라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