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70% 신규채용 축소…‘고용절벽’ 현실화되나

2016-04-21 14:23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30대 그룹 중에서 21개 그룹이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작년 수준 이하로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6개 그룹은 작년보다 채용규모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1일 국내 30대 그룹(공기업·금융그룹 제외)을 대상으로 ‘2016년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실제 채용규모가 당초 계획에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대기업들의 신용채용이 위축되면서 이른바 청년층의 ‘고용절벽’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신규채용을 줄이겠다는 그룹이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그룹은 9개 그룹에 불과했다. 그 결과, 올해 신규채용은 작년 13만1917명보다 4.2% 감소한 12만6394명으로 예상됐다.

전경련은 채용규모를 늘리거나 줄인 그룹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의 발표 자료로 대상 기업을 유추해 볼 수 있다. CEO스코어는 30대 그룹 소속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72개사(2015년 말 기준)의 고용 인원을 조사한 결과, 30대 그룹 가운데 17곳은 고용이 늘었고 12곳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GS, 한화그룹 등의 고용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포스코, 두산, 현대중공업 등 업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그룹의 고용은 큰 폭으로 줄었다.

삼성, 포스코, 현대중공업, 두산, 금호아시아나 등 5개 그룹은 고용을 1000명 이상 감원했다.

고용인원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2014년 23만6457명에서 작년에는 22만2821명으로 1만3636명(-5.8%)을 줄였다.

대신 총 근로자 수는 작년 116만5522명 대비 1.6% 증가한 118만4605명으로 예상돼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10대 그룹의 채용규모는 7만9144명으로 지난해 8만440명에 비해 1.6%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 전체 신규채용 규모(12만6394명)의 62.6%를 차지했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채용인원은 13만1917명으로 연초 계획(12만251명)에 비해 8.1%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민관합동으로 추진한 ‘청년 일자리 기회 20만+프로젝트’ 협력 선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협력 선언 이후 개별 그룹들이 자체적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방안을 마련하며 계획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내외 경기악화와 정년연장 시행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났지만 기업들이 총고용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서비스산업 활성화법안과 노동개혁 법안 등 경제활성화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일자리 창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