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지자체 대상 광역거점사업 예산 4000여억원, 주먹구구식 지원

2016-04-20 14:47
감사원, 산업부·산업진흥기술원 5개기관 대상 지역산업 육성사업 추진실태 점검

아주경제 주진 기자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광역경제권거점기관 지원 사업이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 예산 불균형이 심하고, 지역적 연계성이 낮은 엉뚱한 곳에 지원해 예산을 낭비한 사실도 적발됐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지역산업 육성사업 추진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지역산업 육성사업 추진실태를 점검했다.

광역경제권거점기관 지원 사업(이하 광역거점사업)은 연구시설·장비 구축과 연구·개발(R&D)을 연계해 특정 지역에 관련 첨단 산업을 집적화하는 사업으로, 서울·인천·경기·세종 등을 제외한 13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광역거점사업 예산은 2011년 190억원에서 2015년 3천964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렇지만 산업부는 구체적인 사업 목표나 예산 배분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고, 전 지역의 평균 예산은 294억원이지만 한 푼도 지원을 받지 못한 지역이 있는가 하면, 756억원을 지원받은 지역도 있는 등 예산 불균형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감사원이 2011년 9월부터 4년 동안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기술개발 사업을 조사한 결과 기술개발 주관 기관 205개 가운데 105개((51.2%) 기관은 시설·장비를 구축한 지역과 다른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적 연계성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한 첨단사업의 경우 경북 지역에 연구시설과 장비 등을 구축하는 등 사업기반을 닦아 놨지만, 실제 기술개발 주관 기관은 충북에 위치해 시설과 장비 등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광역거점사업과 국가사업이 중복된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광역거점사업으로 진행되는 그린전기자동차차량부품사업과 클린디젤자동차핵심부품사업의 경우 국가연구개발사업인 그린카 등 수송시스템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과 사실상 동일했다.

또 한국산업단지공단 기업성장지원센터의 경우 직원 14명이 센터 업무를 전담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2012∼2014년 206차례에 걸쳐 외부활동을 하면서 총 1억4천500여만원을 받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10개 수행기관에서 증빙서류도 구비하지 않은 채 19건에 대한 사업비 1억1천700여만원을 사용했다고 보고하자,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이밖에 진흥원 발주 과제를 수행한 3개 기관이 허위 서류를 제출해 32차례에 걸쳐 관세 4천700만원을 부당하게 환급받은 사실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