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10명 중 6명 "나는 하층"
2016-04-20 11:19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60% 가량이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층'으로 의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이 지난해 만 15세 이상 탈북민 2444명(남성 878명·여성 1566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계층의식 문항에서 61.4%가 하층, 35.8%가 중간층, 1%가 상층이라고 답했다.
같은 해 통계청의 조사에서 일반 국민은 중간층 53%, 하층 44.6%, 상층 2.4%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남북하나재단은 "일반 국민과 비교하면 탈북민은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의식이 높다"고 분석했다.
북한에 있을 때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해서는 51%가 중간층, 43.1%가 하층, 4.4%가 상층으로 여겼다고 응답했다. 북한에 살 때 상대적 빈곤감을 덜 느꼈던 셈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본인 세대보다 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선 큰 기대를 나타냈다.
그 가능성이 크다는 응답자가 60.4%였고 낮다고 답한 사람은 14.3%였다. 23.9%는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같은 해 일반 국민 대상의 통계청 조사에선 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비율이 31%였고 낮다는 응답은 50.5%였다.
2014년 12월 이전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탈북민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전년의 147만1000원보다 7만5000원 증가한 154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 조사에서 나타난 일반 국민의 229만7000원보다 75만1000원 낮은 것으로, 67%에 해당한다.
하지만 151만~200만원 임금자는 2014년 24.3%에서 지난해 33.9%로, 201만~300만원 임금자는 7.8%에서 10.3%로 증가했다.
상용직 근로자는 2014년 54.1%에서 지난해 60.5%로 증가했고 임시직은 16%에서 15.6%로, 일용직은 20.4%에서 15.7%로 각각 감소했다.
고용률은 53.1%에서 54.6%로 늘었고 실업률은 6.2%에서 4.8%로 줄었다.
남한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은 63%, 불만족한다는 대답은 3.4%였다.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더해 13세 이상 탈북민 2천419명을 대상으로 사회조사도 실시했다.
사회적 관계망 문항에서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경우'에 대해 68.9%가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갑자기 많은 돈을 빌릴 일이 생길 경우'는 35.1%,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는 77.3%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는 대답은 23.5%, 기부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17.2%였다.
앞으로 1년 내 기부할 의사가 있다는 비율은 45.5%로, 통계청 조사(29.9%)보다 탈북민의 기부 의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