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스토리]'태양의 후예' 진구·김지원 운전중 키스…사고나면 누구 책임?
2016-04-20 00:0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자동차 자율주행 키스신을 두고 보험업계가 시끄럽다.
만약 저 상황에서 자동차 사고가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 져야할까. 운전 중 키스를 나눈 운전자의 잘못일까, 아니면 자율주행 설계에 실패한 자동차 제조사의 책임일까. 또 운전자와 제조사의 배상 책임 비율을 어떻게 책정해야 할까.
자율주행자동차 및 무인자동차 상용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관련 상품에 대한 보험연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사상자가 발생한 교통사고의 민사적 책임주체를 가해운전자로 간주한다. 사고의 과실 입증책임이 운전자에게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자율주행운전으로 사고가 나더라도 운전자가 아닌 차량제조사에 책임을 물으려면 운전자가 이들의 책임을 입증해야만 한다. 현실적으로 운전자가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자율주행차의 기술적 결함을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현재 교통사고로 손해가 발생된 경우, 운전자에게 전적으로 배상책임이 있는 게 맞다"며 "그러나 운전행위가 개입되지 않은 자율주행차에서 사고가 발생했을때 운전자에게 100%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보험 상품도 여기에 초점을 두고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진화에 따라 자동차보험 내의 대인, 대물 배상책임담보가 제조물배상책임보험 등 다른 보험종목의 담보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며 “무인자동차에 따른 잠재적인 제조물배상책임의 규모가 매우 크다면 무인자동차 개발자체가 지체될 가능성도 있어 백신 개발 사례와 같이 배상책임적용배제정책이 무인자동차 개발에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로 보험업계는 무인자동차 등장을 달가워 하지 않는 분위기다. 단기적으로는 보험업체들의 수익성을 높여주겠지만, 무인자동차가 보편화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보험사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가 늘어나면 고가의 장비 파손으로 보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수도, 교통사고 감소로 사고율이 떨어져 보험이 필요 없게 될 수도 있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며 "보험사 입장에선 각종 교통환경 변수, 바이러스 감염, 시스템끼리의 충돌 등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골치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