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동성위기 먹구름, 이번에는 채권시장발

2016-04-14 11:31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국유기업들의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이어지면서, 현지 채권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 기업들이 채권발행계획을 속속 철회하고 있다. 채권시장 불안이 금융 유동성위기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속철 제조 국영기업인 중국중철(中國中鐵)은 13일 30억위안(한화 약 5400억원)규모의 채권발행계획 3건을 전격 철회했다고 신경보가 14일 전했다. 중국중철이 거래소에 공시한 채권발행 철회 이유는 '채권시장의 불안'이었다. 

현재 중국시장에는 채권을 인수하려는 상대방이 극히 드물어졌다. 수익률을 높게 책정해도 선뜻 채권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중국중철의 경우 중점 국유기업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우량기업이지만, 이들의 채권마자 인수자가 나서지 않고 있는 것.

시장조사업체인 윈드(WIND)데이터에 따르면 이번달 12일까지 18개 기업이 채권발행을 취소했다. 취소채권발행 규모는 모두 178억위안이었다. 또한 블룸버그에 따르면 3월달에만 62곳의 기업이 448억위안 상당의 채권발행을 포기했다.

채권시장의 파동은 기업들의 채권디폴트가 이어지면서부터다. 지난 11일 국유기업인 중국철로물자유한공사는 168억위안(약 3조) 규모의 채권거래를 중단시켰다. 경영악화로 인해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된 상태며, 관련 문제를 해결한 후 채권거래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채무상환능력이 없음을 선언한 셈이다. 이에 앞서 3월말에는 중앙국유기업 중메이(中煤)그룹의 자회사가 디폴트를 냈다. 지난달에는 또 랴오닝(遼寧)성 철강업체인 동북특수강이 경영악화로 인해 디폴트를 맞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강(中鋼)그룹이 디폴트위기를 맞았지만 정부의 개입으로 모면했다.

기업들의 연속적인 채무불이행, 특히 국영기업들의 회사채불안의 여파는 상당하다. 우선 채권시장에 불안감이 가중돼 기업들이 채권발행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조달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진 셈이며, 이는 향후 투자위축과 실물경제부진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채권을 담보로 이뤄진 대출채권 역시 신용도가 급전직하하게 된다. 기업에게는 대출상환 압력이 가해지고, 은행권에는 추가적인 충당금적립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채권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자산운용상품들도 된서리를 맞게 됐다. 투자자들의 채권형 펀드상품 환매요청이 봇물을 이루게 되면, 금융권에 일시적인 유동성위기가 닥칠수도 있다. 이같은 연쇄효과에 대한 우려로 중국 금융권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더욱이 시장에 우려가 가열되면 중국 국채 수익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화촹(華創)증권은 "채권시장의 조정은 이제 막 시작됐으며, 단기간내에 리스크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혼란은 유동성 위기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