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이제 인공지능 접목한 '채팅'으로 수익 올린다

2016-04-14 12:44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회의 'F8 2016'에서 페이스북의 10년 로드맵에 대해 설명했다. 저커버스는 “페이스북이 자체 생태계를 만드는 데 3년을 보냈으며, 다음 2년은 동영상과 메신저, 와츠앱과 인스타그램 등 개별 서비스를 강화하는 시기였으며, 이제 앞으로 5년간 연결성을 강화하고, AI와 VR·AR 등 기술이 회사 사업을 주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페이스북)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이제 페이스북의 채팅앱 '메신저(Messenger)'로 꽃다발을 주문할 수 있게 된다. 꽃집과 연결된 '메신저'를 이용해 '메신저 봇(Bot)'을 호출하면 "꽃을 주문하겠습니까?"라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이때 '주문'을 선택해 연락처와 주소, 결제방법을 입력하면 3분 만에 주문이 완료된다. 이 과정은 모두 인공지능(AI)으로 이뤄진다.   

페이스북은 자사 채팅앱 ‘메신저'로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확대해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 AI를 접목한 소프트웨어 ’메신저 봇'으로 소비자의 메시지를 기업에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개발자회의 ‘F8 2016'에서 ’메신저 봇‘을 공개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기업에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며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버거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30개사와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를 활용한 기업들은 고객 대응을 자동화할 수 있어, 업무 효율화와 비용절감에 도움이 된다. 또 소비자는 스마트폰에 새로운 앱을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메신저' 만으로 주문할 수 있게 되며, 인터넷 사이트 보다 신속하게 주문한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부터 일부 전자상거래 업체와 제휴해 주문한 상품의 배송 상황을 ‘메신저’로 고객에게 알리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용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자 대상 업종과 기능을 확대했다.

이 서비스는 기업들이 ‘메신저 봇’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된다. 또 고객의 복잡한 문의와 요청사항 등에 대응하기 위해 언어 처리가 가능한 최신 AI기능을 접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기능들은 모두 무료다.

채팅앱을 이용해 여러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중국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쳇’과 네이버 ‘라인’ 등이 이미 시작했지만, 페이스북은 전 세계 9억명이 이용하는 ‘메신저’를 전면에 내세워 추격에 나선다.

이처럼 페이스북이 채팅앱의 추가기능을 들고 나온 이유는 애플리케이션을 유통해 온 구글과 애플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지난 2008년 애플이 앱스토어를 개설하면서 급성장한 앱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해 과다 경쟁이 심각하다. 개발자들이 새로운 앱을 출시해도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용자들이 모여드는 채팅앱을 개발하는게 낫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날 저커버그는 “메신저와 왓츠앱의 하루 메시지 전송량이 600억개에 달한다"며 이용자 현황을 공개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메시지 전송량 200억개 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로 페이스북이 보유한 플랫폼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