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인프라 전쟁 갈수록 치열
2016-04-13 05:00
사업계획 안나온 싱가포르 고속철 로비 먼저
중남미서도 영향력 강화위해 속속 투자나서
중남미서도 영향력 강화위해 속속 투자나서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중국과 일본이 벌이는 '인프라 전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에서는 고속철·항만 등의 프로젝트 수주를 두고 양국이 막상막하의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아니라 중남미 인프라시장서도 주도권 확보를 위해 중국과 일본은 앞다투어 투자를 늘리고 있다.
◆ 동남아·인도서 고속철도·항만 등 중·일 경쟁 치열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중국과 일본 정부 관리들이 최근 민간 철도 관련 업체 대표들을 이끌고 말레이시아 정부와 산하기관들에 대한 로비에 착수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역시 강력한 로비를 펴고 있다. 말레이시아 관리들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부동산과 인프라 개발에 대한 투자 등을 약속하며, 중국이 고속철도 사업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350㎞ 구간의 고속철도사업이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사업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뿐만아니라, 일본은 인도네시아 심해항만프로젝트를 수주를 위해서도 적극나서고 있다. 지난 1일 최근 일본 정부가 자바서부 수방시 파팀반 심해항만건설 프로젝트에 24억9,000만달러를 지원할 의사를 전했다고 인도네시아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인니 교통부 우마르 아리스 항만국장은 “일본 정부가 공식서한을 통해 원칙적인 투자계획과 더불어 일부 요구조건에 대한 투자계획에도 동의했다”며, “일본은 항만개발에 필요한 총 민간투자금액 30억9000만달러 중 24억9000만달러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일본, 중남미서 중국 견제 인프라 협조융자 3배로
일본 재무성과 국제협력기구(JICA)는 지난 11일 중남미에서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를 위해 미주개발은행(IDB)과 연대하기로 합의하고, 중남미 개발도상국용 협조융자규모를 30억 달러로 현재 10억 달러 대비 3배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보도했다.
일본은 이로써 IDB에 보유한 협조융자규모가 중국의 20억 달러를 넘어서 IDB 최대에 이르게 됐다.일본은 또 융자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나 준비활동에 사용할 기금 500만달러(약 57억원)도 조성하기로 했다.
일본은 IDB와의 연대를 통해 세계 전역에서 인프라 투자를 주도하고 한다. 이번 연대로 융자대상 지역은 중미·카리브 해의 11개국에서 브라질과 페루 등을 포함한 중남미 21개국으로 확대된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한편 중국의 인민은행은 지난해 9월 중남미의 인프라 정비 등에 투자지원을 위해 100억달러 (약 11조 7600억원)의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인민은행의 외화보유액과 국가개발은행의 자금을 활용해 중남미 각국을 경제적으로 돕는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기금을 설치했다고 중국 관연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은 100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설립을 하면서 인프라 투자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에 맞서 일본 정부는 자국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을 기반으로 향후 5년간 아시아 인프라 정비에 1100억달러(약 127조원)를 투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