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주 위안부 피해 할머니 치료위해 한국 입국
2016-04-10 11:52
하상숙 할머니 한국에서 치료 위해 병상 귀향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중국에 남은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88) 할머니가 10일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입국한다.
여성가족부와 중국 우한(武漢)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우한의 퉁지(同濟)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하 할머니는 이날 서울로 이송해 흑석동 중앙대병원에서 치료받게 된다.
하 할머니는 지난 2월 15일, 2층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면서 갈비뼈가 폐를 찔러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하 할머니는 최근 의식을 회복하고 병세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 할머니는 이날 구급차로 퉁지병원을 떠나 곧바로 우한 톈허(天河) 국제공항으로 향한 다음 환자 운송용 들것에 누워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하게 된다. 중앙대병원 측은 하 할머니의 위중한 병세에 따라 의사 1명, 구급의 2명, 간호사 1명의 동행 의료진을 꾸렸다.
중국에서 하 할머니를 돌봐온 막내딸 류완전(劉婉珍·63)씨와 손녀가 이번 하 할머니의 한국 이송에 보호자로 동행한다.
중국 당국도 하 할머니 이송 편의를 위해 별다른 출국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하 할머니를 태운 구급차가 공항 주기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협조했다. 이에 따라 공항에서 리프트카를 이용해 하 할머니를 곧바로 기내로 이동시킬 수 있게 됐다.
하 할머니는 비행 2시간 30분만인 오후 4시(한국시간)에 인천공항에 도착, 곧바로 중앙대병원으로 향하게 된다.
하 할머니는 17세 때인 1944년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일본군 위안부 모집책의 말에 속아 중국으로 끌려간 뒤 우한의 한커우(漢口)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다. 광복 이후에도 중국에 머무른 채 방직공장에서 일하며 힘겹게 생계를 유지했다.
이후 중국인과 결혼해 남편이 데리고 온 세 딸과 함께 산 할머니는 사실상 국적을 가지지 않은 채 중국 귀화를 거부해오다 1999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지난 2003년에는 한국에 들어와 2년 7개월 머물기도 했다.
하 할머니는 평소 고국을 그리워하며 특히 부모님이 묻혀 있는 고향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주변에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