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양신형 쿼터백자문 대표 "로보어드바이저로 이성적 자산관리"
2016-04-14 07:34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국내 증권업계가 알파고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인공지능(AI)을 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차세대 투자기법으로 내세우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쿼터백투자자문은 이런 경쟁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다. 아주경제는 14일 양신형 쿼터백투자자문 대표를 만나 아직 걸음마 단계인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보다 수준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구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들어봤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자문(advisor)을 합친 말로, 컴퓨터를 자산운용에 이용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양신형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으로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 합리적·이성적 판단, 빅 데이터의 효율적 분석 등을 꼽았다.
그는 "애초 1억원 이상의 여유자금을 가진 고액자산가들만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면,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급락장에서 사람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마련인데, 투자 의사결정을 정교화된 알고리즘이 대체하면 기존에 짜여진 규칙대로 감정적인 판단 없이 합리적인 운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 상장된 2500개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군, 국가·시장, 리스크 포트폴리오, 기초자산을 따져봤을 때 데이터 규모가 약 920조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양 대표는 "이 많은 데이터를 사람이 정해진 시간과 에너지로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영역을 로보어드바이저에게 맡김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게 된다"고 전했다.
◆한계 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
다만,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 시장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즉, 인간이 이미 경험한 금융위기와 유사한 사건에 대처하는 알고리즘은 있겠지만, 전혀 예상 못했던 새로운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머신러닝(AI의 한 갈래로, 컴퓨터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 최적화 기법을 알고리즘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시장 상황과 데이터 기준으로 가장 적합한 알고리즘을 찾는 과정인 수동적 '비지도 학습'도 실시하고 있다는 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양 대표는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데이터 및 경험을 알고리즘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고 있다"며 "시장에 보다 현명하게 대응하고 시장 적합성을 높이면서 위기 국면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례로 연초 이후 급락장에서 선제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임으로써 양호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자산관리 위한 환경개선
로보어드바이저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물론 금융당국도 규제 혁신을 위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7월 중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지난 7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서비스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사 대표와 금융증권업계 실무자, 그리고 관련 연구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양 대표 역시 간담회에 참석했고, 정부의 과감한 규제 개혁 움직임에 만족스러워 했다. 양 대표는 "미국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저렴한 수수료와 적은 최소 가입액 덕에 소액투자자들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은 투자자의 위험성향 측정부터 일임계약, 운용, 사후관리까지 온라인에서 모두 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양 대표는 "우리나라도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점차 소비자 위주의 편리한 환경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정보 보안에 관한 시스템적 대응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온라인으로 자산관리가 가능하도록 점차 금융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