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림의 머니테크] 만능통장 ISA 200% 활용법
2016-04-10 06:00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상품을 처음 내놓은 3월 14일부터 보름 만에 120만 계좌가 개설됐고, 6550억원을 끌어모았다. ISA는 1개 통장 안에 예적금, 펀드를 비롯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할 수 있다. 납부 한도는 연간 2000만원, 의무 가입기간은 3∼5년이다.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해 순소득 200만원까지는 비과세, 초과분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돼 절세효과가 높다.
금융업권별로 나눠 보면 전체 가입 계좌 가운데 은행이 91.5%를 차지했고, 증권사는 8.4%에 그쳤다. 가입액 기준으로는 은행과 증권사가 각각 56.8%, 43.1%로 집계돼 증권업계가 크게 밀리지 않았다. 가입자가 계좌에 담을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신탁형 비중이 98.7%로 일임형을 압도했다. 1인 평균 가입액은 은행이 34만원, 증권 279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ISA는 출시하자마자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편리함, 세제 혜택 덕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사마다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도 뜨겁다. 2015년 10월 30일부터 시행한 계좌이동제와 더불어 너도나도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금융사 직원이 실적 쌓기에만 치우칠 경우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이런 판매 경쟁에 휩쓸려 무턱대고 가입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내게 맞는 현명한 운영전략을 짠 후에 가입해도 늦지 않다.
기존에는 은행에서 예적금을, 증권사에서는 펀드와 주식을 따로 운영했지만, ISA는 이를 모두 1개 계좌로 운영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전에 여러 금융상품을 별도로 운영했을 때를 생각해보자. 한쪽에서 100만원 수익이 발생했고, 다른 쪽은 30만원 손실이 났다. 이럴 경우 각각 다른 상품이므로 손실은 감안하지 않은 채 수익에 통째로 세금이 붙었다.
반면 ISA는 수익과 손해를 합쳐 7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물린다. ISA는 소득별 비과세 혜택도 다르지만, 연평균 납입액과 운영수익에 따라 절세 혜택이 달라진다. 사전에 꼼꼼한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절세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과세가 되고 있는 채권형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해외주식형펀드를 넣어 운영하는 것이 유리하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세금을 물리고 있지 않아 ISA로 운영할 실익이 떨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선택권이 없는 일임형보다는 투자자가 맞춤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는 신탁형을 통해 필요한 것만 담아야 한다.
ISA는 5년 동안 자금이 묶인다는 사실도 유의해야 한다. 5년간 중단없이 유지할 수 있느냐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그 안에 써야 할 자금은 곤란하다. ISA를 만능통장으로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세제혜택과 운영기간을 고려해, 5년 후 모인 돈을 어떻게 쓸지를 미리 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