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림의 머니테크] 금리 인하에 베팅할 때 아냐
2016-03-13 06:00
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동결의 이유로 국제유가 상승,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등을 언급했다.
또 외부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실물에 미치는 영향도 제약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채권시장에서는 수출 급감, 소비 위축 등을 이유로 한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한은은 최근 수출 부진에 대해 수요가 줄어 나타난 현상으로 금리 인하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이 총재는 외국인의 증권 투자가 2월 중순까지 크게 줄다가 다시 늘어나기는 했어도, 여전히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이 흐름이 다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리를 내릴 경우 원화 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이 자금을 빼내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국은행의 금리동결 결정은 경기회복과 국회위원 선거 등으로 인해 금리인하를 기대했던 시장에선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의 금리인상 연기 가능성, 유로존과 일본의 양적완화, 그리고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을 감안해 시장의 동향을 좀 더 지켜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여전히 진행중이고 계속 증가하는 가계부채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의 연기 가능성만으로 우리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주열 총재가 언급했듯이 금리인하에 따른 외국자본의 이탈 가능성과 가계부채의 증가 우려 등으로 인해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경우 최대교역국인 중국의 부양책이 효과를 나타낼 때까지의 단기적인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성급하게 채권투자에 나서거나 주식과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었다가 금리가 인상될 경우 손실을 보거나 자금이 묶여 낭패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시기의 문제만 있을 뿐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시행한 양적완화 전으로 회귀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계속 진행할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금리인하를 전제로 한 투자전략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결국 미국 금리인상과 유럽·일본 양적완화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을 활용한 외환거래 투자와 금리인상 시 활성화 될 경매시장을 눈여겨 보는 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