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K 주가조작 사건 무죄' 김은석 전 대사 징계 취소소송 승소(종합)

2016-04-07 15:35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CN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다가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은석 전 외교통상부(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가 직위해제 및 직급강등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윤성원 부장판사)는 7일 김 전 대사가 "직위를 해제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외교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과 달리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김 전 대사는 이날 직급강등 처분을 둘러싼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1심에서는 직급강등 처분 관련 소송에서만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서는 모두 이긴 것이다.

재판부는 "에너지자원대사의 업무는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일이 포함돼 있다"며 "김 전 대사가 특정 기업을 지원했다는 이유만으로 특혜를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김 전 대사가 CNK와 사적인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형사재판에서 김 전 대사가 무죄를 선고받은 점 등을 종합해볼 때 기소됐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내린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CNK 주가조작 사건은 CNK인터내셔널이 2010년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취득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당시 외교통상부가 광산 개발권을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내자 보름여 만에 CNK인터내셔널 주가는 5배 넘게 치솟았다.

금융위원회의 고발과 감사원 수사의뢰를 받은 검찰은 오덕균 전 CNK인터내셔널 대표이사와 김 전 대사를 2013년 2월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대사가 주가조작을 돕기 위해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부풀린 허위 보도자료를 냈다고 본 것이다.

의혹이 불거지자 외교통상부는 김 전 대사를 보직에서 해임하고, 공무원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한 끝에 직급을 1급에서 3급으로 강등시켰다.

그러나 김 전 대사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CNK인터내셔널과 공모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외교통상부가 발표한 추정 매장량 등 문제로 지적된 자료 중 상당수를 허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전 대사는 "기소됐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내린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한편 검찰은 김 전 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에 따라 김 전 대사의 혐의는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