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조선업계, 구조조정 시급…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2016-04-03 13:55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깊은 수렁에 빠진 국내 조선업이 회생의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손실 5조원을 넘겼다. 이른바 조선사 ‘빅3’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까지 더하면 적자 규모는 무려 8조여원에 달한다.

덕분에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부실로 인한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지난해 1조9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결국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셈이다. 얼마나 더 많은 공적 자금이 들어가야 할지도 미지수다.

조선 3사 사장들은 모두 올해 1분기 턴어라운드를 자신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국내 조선업계 올 1분기 수주는 단 9척에 그쳤다. 국내 조선사들이 한 분기에 한 자릿수 선박을 수주한 것은 2001년 4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조선 3사 가운데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한 척의 수주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오히려 4.·13 총선 때문에 계획된 구조조정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반면 한 수 앞선다고 생각했던 일본은 엔저와 정부의 저금리 선박금융을 등에 업고 한국을 무섭게 따라잡고 있다.

최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감독원 직원 대상 특강에서 “세계 3대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을 2개 혹은 1개로 줄여야 한다”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전 장관은 “조선업 등은 업황이 사이클을 타고 어려움을 겪다가도 다시 턴어라운드를 하곤 했는데 앞으로도 이런 패턴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계가 함께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정책 마련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한 때 조선 강국이었다가 몰락한 스웨덴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말이다.

조선업계 역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