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 또 실패한 한국금융 '삼수'할까

2016-04-03 06:00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KDB대우증권에 이은 현대증권 인수 실패로 '2020년 아시아 최고 금융투자사'라는 목표에서 멀어졌으나, 이를 만회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새 인수·합병(M&A)에 나설 전망이다.

3일 한국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오늘의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있게 한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최고를 향한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도 최근 "우리의 목표는 2020년 아시아 최고 증권사가 되는 것인 만큼, 대형화를 위해 현대증권 인수 이후에도 추가적인 인수·합병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이 일본 노무라증권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M&A 등에 따른 자기자본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형 기업공개(IPO)나 사모펀드(PEF), 인수금융 등 IB 사업에는 대규모 자본이 요구된다.

김남구 부회장이 자기자본 3조2800억원인 현대증권 인수에 애초 시장 예상가 6500억~7000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많은 1조원가량을 써낸 것도 이런 이유다. 

실제 한국투자금융(3조3000억원)이 이번 현대증권(3조2800억원) 인수에 성공했다면, 자기자본 합계가 6조58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2연속 M&A 실패로 자기자본은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5조8000억원), NH투자증권(4조5028억원), 통합 KB현대투자증권(3조9006억원), 삼성증권(3조5038억원)에 이은 5위에 머물게 됐다.

미래에셋그룹과 KB금융지주에 나란히 뺏긴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같은 초대형 매물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자체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존 IB나 자산관리,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출범 준비에 우선 역점을 두고 수익성 강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 가능성도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커야 자산관리 영업을 늘리거나 변동성 관리에 용이하다. 

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가 이번 인수전에 사활을 걸었음에도 또 다시 실패했다"며 "하지만 수면 아래에서 대형 증권사 매물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도는 만큼,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