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ISA 알고 파시나요?

2016-03-30 11:19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를 100명까지 모으라고 지시받았는데, ISA가 뭔지도 모르겠고 부담만 크네요."
 
은행에 다니는 창구 직원 얘기다. ISA가 이달 14일 첫 판매에 들어가면서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 직원이 바빠졌다. 할당량이 너무 많아 주변 지인을 모두 붙잡고 ISA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1인당 판매사 1곳에만 ISA 계좌를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업계간 경쟁도 치열하다.
 
일명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ISA는 한 계좌로 예·적금과 펀드, 파생결합상품 등의 자산을 운용할 수 있고 최대 250만원까지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국민의 재산 늘리기 차원에서 ISA 제도를 도입했다. ISA는 출시 보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초기 흥행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적지 않다. 상품 준비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 일단 판매에 들어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ISA는 엄연히 투자상품이다. 하지만 일선 판매직원은 이 상품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은 채 파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은행은 직원별로 유치 목표를 세우고,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은행 한 직원은 "갑자기 ISA 상품을 팔라는데 사전교육이 없어서 어떤 상품인지 잘 모르겠다"며 "당장 가입자를 늘리라하니 책자만 읽어보고 판매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과다경쟁은 불완전판매를 일으킬 수 있다. 담당직원의 전문성 부족이나 단기 실적에 치중한 영업환경은 번번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졌다. ISA는 복잡한 구조와 투자위험 때문에 전문성이 필수다. 자산관리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운용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다. 판매사들의 역할은 가입자들의 수익 창출이지 가입자 수 확보가 아니다. 흥행에 성공한만큼 판매사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운용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