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환구시보, "중국이 돈세탁 천국? 말도 안된다" 발끈

2016-03-29 14:42
중국 환구시보 "근거없는 주장", 외교부 "과거, 현재, 미래에도 그럴 일 없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미국 AP통신의 "중국이 세계 돈세탁 천국으로 떠올랐다"는 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9일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AP통신의 "중국이 세계 유명 사기꾼, 마약집단 등 범죄조직이 눈독을 들이는 돈세탁 중심이 됐다"는 보도는 "확인도 되지 않은 일부 사례를 바탕으로 한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국제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중국의 '지하경제'까지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스페인, 이스라엘 등의 권력집단, 멕시코·콜롬비아·북아프리카 등의 마약 범죄조직이 중국 본토와 홍콩을 통해 수 십억 달러의 검은 돈을 세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근거로 유럽·미국 등 사법 당국이 제공한 5가지 사례를 들었다. 유명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정보기관원 이메일 모방 계정을 통해 글로벌 기업 자금 수 십 억원을 빼돌린 질베르 키클리의 사례도 언급됐다. 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빼돌린 자금의 90%를 중국 본토와 홍콩 수출·입 시장을 통해 세탁해 챙겼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완저(萬喆) 중국황금그룹(中國黃金集團) 수석 경제학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러한 AP의 주장이 근거없는 과장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완저는 "AP가 언급한 사례가 실제 사실이라 볼 수도 없을 뿐더러 사실이더라도 그저 사례에 불과하다"면서 "일반화하기에는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주식시장도 돈세탁의 중요한 루트인데 그렇다면 미국도 돈세탁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중국 외교부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중국 정부는 심각한 범죄행위인 돈세탁 단속을 중시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과거에도 현재도, 앞으로도 글로벌 돈세탁의 중심이 아니었고 아니고 아닐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혔다.

중국이 돈세탁 단속에 소홀하고 미국 등 해외 각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는다는 일각에 비난에 대해서도 "중국은 '유엔 반(反) 돈세탁 및 테러 자금지원' 등 국제 공약과 결의안에 서명하고 뜻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국제적 협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구시보도 "중국 인민은행에 돈세탁 방지 전담부서는 없지만 중국 당국은 수 차례 돈세탁 방지 관련 단속·관리 방안을 제정하고, '중화인민공화국 반(反)돈세탁 법안'도 마련했다"며 "매년 중국 최고인민법원,최고인민검찰원, 국무원 판공청, 외교부, 공안부 등이 회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8일 논평을 통해 완곡한 반박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SCMP는 "중국의 돈세탁 단속 활동이 확대되고 있고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에 돈세탁 방지를 위한 엄격한 단속을 요구하고 상호교류하고 있다"면서 "돈세탁 방지·단속은 세계 각국 금융기관 모두의 난제로 함께 협력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