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량백신 농촌지역 대거 유통돼

2016-03-25 13:31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불량 백신이 이미 벽지 농촌지역으로 대부분 흘러 들어가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중국경제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관리총국은 이번 산둥(山東)성에서 적발된 불량 백신 대부분이 저온 냉장보관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3∼6개월의 유통기한이 임박해서야 중국 24개 성 지역으로 운송됐다고 밝혔다.

특히 주로 농촌 벽지의 향진(鄕鎭) 보건소로 넘어가 이미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을 수사한 산둥성 지난(濟南)시 공안국이 창고에서 발견한 백신 100여 상자를 제외하면 모두 이미 접종이 끝났다는 의미다.

공안당국은 당시 사건 주범 팡(龐.여)모씨 창고에서 2만명에게 접종 가능한 어린이용 뇌막염, 수도, 소아마비 백신과 성인용 유행성 독감, 광견병, A형 간염 백신 등 25종의 백신을 찾아냈다.

중국 식약관리총국 리궈칭(李國慶) 약물화학감독사(司) 사장은 전날 합동 기자회견에서 "불량 백신이 장기간에 걸쳐 대량으로 불법 유통됨으로써 의약품감독관리 체계에 구멍이 생겼다"고 시인했다. 그는 현재 중국에는 의약품 검사 자격을 갖춘 인력이 500명에 불과한 데 제약사는 5000여곳, 의약품 도소매상은 40만곳에 달해 감독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공안부도 현재 산둥성 불량백신 사건과 관련해 현재 69명의 범죄사실을 확인하고 용의자 130여명을 체포한 상태라며 이번 사건에 연루된 기업만 29곳, 백신 접종기관은 16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장쑤(江蘇)성에서 9명, 안후이(安徽)성에서 10명의 관련자가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는 등 수사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당국은 이번 사건이 의약품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정부 공신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강조하고 있다.

산둥성 불량백신 사건은 의사 출신인 팡씨 모녀가 2010년부터 5억7000만 위안 규모의 백신을 상온에 방치한 채 전국 20여 개 성에 유통시키다 적발된 사건이다. 이들이 불법유통시킨 백신은 지금까지 알려진 유사 사건 중에서 최대 규모다. 중국 보건당국은 팡씨와 백신을 거래한 300명의 명단을 공개한 뒤 백신 유통경로를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