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농작물 정보·농가 애로 SNS로 물어보세요”

2016-03-29 17:57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농업인 손모 씨 "올해 750평 논에 사과나무를 심었습니다. 사과 Y자형, 팔메트수형의 장단점과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농업인 이모 씨 "설향 품종의 딸기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현재 비닐하우스 내 최저 기온이 11도 인데 야간에 측창을 닫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여는 게 좋을 까요?"

#농업인 김모 씨 “주말에 고추를 이식할 계획입니다. 잎 사이사이에 까맣게 색이 변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지 궁금합니다.”/ 조명철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사 “물을 너무 많이 줘서 그렇습니다. 물을 줄 때는 한번에 충분히 주는 게 좋고, 하루에 한번 정도는 잎에 분무기로 가볍게 뿌려주면 이슬이 맺히는 효과가 있어서 생육에 도움이 됩니다.”

#지인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담당 연구원 "낙농산업과 관련해 풀어야 할 규제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농업인 김 모 씨 " 국내산 조사료를 최적기에 예취해 헤일리지로 가공한 사료를 젖소에게 먹을 수 있게 해주세요"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네이버 밴드의 '기술공감'에서 농업인과 농업전문가, 공무원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현재 버섯, 단감, 딸기, 감귤, 고추, 파프리카, 오리, 한우, 돼지 등 23개 분야의 기술공감 밴드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기술공감 밴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2014년 6월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부터 본격 가동했다. 밴드에서는 총 1만6539명의 농업인과 농업전문가가 품목별 모임에 가입해 2월말 현재까지 8640건의 컨설팅이 이뤄졌다.

기술공감 밴드 회원들은 농작물에 병해충이 발생하거나 가축 질병이 의심되면 스마트폰으로 농작물이나 가축의 사진을 찍어 선도농가, 연구원 등 농업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는다. 즉시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농식품부가 해답을 얻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실시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농식품부는 △참다래 궤양병 유전 특성 규명 △내한성에 강한 사과 왜성대목 개발 △뿌리혹 선충 방제기술 개발 △정보통신기술(ICT) 자동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농업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농업전문가로는 농진청 연구원, 대학교수, 농업인 단체(협회), 선도농가 등이 적극 참여하고 있어 컨설팅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SNS컨설팅 회원들은 단순 기술 정보제공에서 벗어나 세미나 등을 통해 농업 학습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컨설팅 수준이 높아지면서 정부정책과 수급동향 등 다양한 정보 제공 요청이 빗발치고 있으며 현장 요구 수준도 고도화되고 있다. 이같은 정보를 제공할 농업전문가나 담당 기관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에따라 남태헌 농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관은 "단순 기술컨설팅을 넘어서 수요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농업 관련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지식 공유의 장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 필요하다"며 "올해 품목별 기술공감 밴드 수를 30개까지 늘리고, 밴드에서 R&D 과제를 10건이상 발굴해 농가 애로사항을 적극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남 정책관은 "수급 관리에도 활용해 농가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SNS컨설팅 사업을 업그레이드 할 방침"이라며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재고 보관이 어렵고 기후 등의 영향에 따라 작황 변화가 심해 가격 변동폭이 큰 농축산물의 수급 관리에 기술공감 밴드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농식품부는 기존 품목중심의 SNS컨설팅을 6차 산업화, 농업벤처 등을 주제로 한 밴드로 확대할 계획이다. SNS 컨설팅에서 발굴된 우수성과 사례는 분기별로 기획 홍보를 추진한다. SNS 컨설팅 지원 예산도 기존 1억8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