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더민주 비례대표 내홍 일단락…총선 이후 김종인vs친노 다툼 재촉발할까?
2016-03-24 14:40
"총선 결과 놓고 누가 주도권 잡느냐에 따라 갈등 방향과 크기 정해질 것"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이른바 ‘셀프공천’ 논란으로 촉발했던 당 내홍이 김 대표의 잔류로 사흘 만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가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 사태가 어정쩡하게 봉합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총선 이후 김 대표와 친노(친노무현)·주류 세력 간의 갈등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잔류를 밝히면서도 “수권 정당을 만들기 위해 우리 당에 왔지만, 구습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번 사태를 통해 봤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김 대표는 기자회견 중 ‘정체성’이란 단어를 6번이나 강조했다. 이는 이번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2번을 선택한 자신을 두고 셀프공천이라는 비판으로 사태를 키운 비노·운동권 세력을 겨냥한 강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노욕(老慾)’이라는 비난에 모욕을 느꼈다며 사퇴 카드까지 꺼내들었던 김 대표가 코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문재인 전 대표의 만류 등으로 사퇴 의사를 접어 상황이 일단락됐으나, 총선 이후 또 다른 갈등이 촉발할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와 친노 등 더민주 주류 세력 간 이번 충돌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참고 참다가 비례대표 문제로 크게 터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총선을 앞두고 문 전 대표까지 나서며 봉합됐지만, 총선 이후에는 또다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당장 총선 결과를 놓고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서 갈등의 방향과 크기가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향후 당내 주도권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대표는 총선 이후 주류 세력과의 본격적인 다툼을 대비해야할 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