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못하고 끝난 北김정은 이모의 탈북자 상대 소송
2016-03-24 10:10
아주경제 이동재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이모 고영숙이 탈북자들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낸 소송이 각하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규홍 부장판사는 고영숙씨 부부가 국내애서 방송 활동중인 탈북자 3명을 상대로 낸 6000만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했다고 24일 밝혔다.
법원은 "원고가 피고 측 주소를 바로잡으라는 법원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각하했다"고 말했다. 각하란 민사소송법상 소송조건을 갖추지 않았을 때 내용 판단 없이 소송을 끝내는 조치다.
김정은 생모 고영희의 여동생인 고영숙씨는 김정은과 김여정이 스위스에서 유학할 당시 이들을 돌봤으며 1998년 남편 리 강(60)씨와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고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강용석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국내 방송에서 자신과 관련한 얘기를 한 북한 출신의 전직 국가안전보위부 요원, 전 총리의 사위, 전직 외교관 등 고위급 탈북자 3명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부부는 이들이 지상파·종합편성채널에서 '고영숙이 김정은의 형 김정남을 쫓아냈고, 김정일의 비자금으로 도박하거나 성형을 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민사소송은 소송 당사자가 직접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으며 외국인도 국내에서 벌어진 불법행위에 대해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재판은 피고인 탈북자들의 주소 파악이 안 돼 시작도 못한 채 일단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