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부가 계기교육을 위해 학교장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정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4.16 2주기를 맞아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를 펴내고 계기교육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시도교육청 계기 교육 담당자 회의를 열고 헌법 및 교육기본법에 근거한 교육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각 시도교육청 별 계기교육 지침을 마련하는 한편 초․중등학교교육과정에 명시돼 있는 계기교육의 목적과 절차에 충실하도록 강조했다.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 따르면,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사회 현안에 대해 학생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계기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는 가운데 계기교육을 실시할 경우 학년 및 교과협의회 등을 통해 작성한 교수․학습과정안 및 학습자료에 대해 학교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 실시하도록 교육과정 해설서에서 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또 교육의 중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는 계기교육 및 부교재 활용 등에 관해 각 시도교육청에서 계기 교육 지침을 정비한 후 내달 중 각 급 학교에서 시행하도록 해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했다.

초중등교육법은 관련 교육자료를 사용할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하고 계기 교육 자료의 학교도서관 비치 시에도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따라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심의 절차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박제윤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회적 현안에 대해 가치판단이 미성숙한 학생들이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도록 ‘교육의 중립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취지와 목적에 맞는 계기교육이 학교구성원의 충분한 합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교조는 416교과서를 416 참사 2주기를 맞아 계기수업용으로 개발해 모든 교과 시간에 사용 가능하도록 하고 자유학기제 시행 학년이나 여러 교과 교사들이 함께 하는 프로젝트 수업 시간에 활용하도록 했다.

전교조는 416교과서를 교과 시간 외 창의적체험활동, 학교 행사활동, 학급 및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 등에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교조는 416교과서의 ‘교과서’라는 말은 상징적인 표현으로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국정 또는 검인정 교과서의 의미가 아니라, 되짚어봐야 할 핵심적인 문제들을 다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교과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416 배움책’이나 ‘416 익힘책’이란 의미로 이해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416교과서를 교사가 학생에게 학습지 형태로 제공하기 쉽도록 파일로도 보급하고 학교 실정과 학생들의 환경에 적합하도록 재구성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가운데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두 가지로 개발해 편집을 통해 고등학생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규정을 준수할 것을 강조하면서 학교 수업에서의 416교과서 활용을 놓고도 충돌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