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발굴은 출판사의 숙명"…박용수 마이디팟 대표
2016-03-25 02:00
종이 출판사로 시작해 쓴맛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 '티스토어 북스' 적극 활용
6년간 전자책 1000여종 출판하며 '전자책 강자'로 부상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이북(e-book) 출판을 한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북한에서는 어떤 책들이 나오느냐'고요."
실제로 마이디팟은 티스토어 북스 입점 후 매출이 두 배 가량 늘었다. 박 대표는 "입점 하자마자 매출이 늘어났건 것은 아니다"라며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을 단순한 수익처로 생각하지 않고 파트너로 여겼더니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종이책 출판사를 창업했다가 쓴맛을 본 후 2008년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시엔 전자책 시장 자체가 작았고, 출간된 작품 수도 적다보니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안 한다고 할 정도로 회사 운영이 쉽지 않았지만, 전자책의 미래를 보고 2~3년 버티다 보니 시장이 커지며 숨통이 트였다"고 사업 초기를 회상했다.
마이디팟의 주력 분야는 로맨스와 판타지 같은 장르소설이지만, 처음엔 자기계발·어학·의학 등 일반도서를 출간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장르소설을 출간하게 됐는데, 일반도서 매출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결과가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장르소설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수천 건씩 달리는 독자 댓글들이 작품에 대한 인기의 방증"이라며 "이제는 작가 팬덤이 생길 정도로 전자책이 많이 성장했다"고 평했다.
전자책 출판 과정은 원고 검토, 편집, 표지 제작 등 종이책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책도 '어떤 작가를 만나느냐'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지속적으로 작가를 발굴해내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좋은 작가가 없다면 출판사의 비전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마이디팟 편집자들은 매주 한 권씩 책을 펴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만만치 많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고는 생존하기 어려운 전자책 시장을 감안해 다들 힘을 내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의 이런 뚝심으로 마이디팟은 지난 6년간 1000여종의 전자책을 출판했다.
박 대표는 과학소설이나 추리물 등 상대적 비인기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신인 작가들의 출판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이 전자책 출판까지 겸하는 등 갈수록 '레드오션'이 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회사에서 펴낸 로맨스 소설 '왕과 정령', 추리소설 '어느 형사의 짧은 휴가' 두 작품을 추천했다. "전자책도 이렇게 스토리가 탄탄하고 박진감 넘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손가락 넘김'으로 느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