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새누리, 비례대표 '졸속심사' 논란…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 배려 부족

2016-03-23 07:46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들이 공천면접을 하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이 지난 22일 공개한 제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는 주로 여성 지도자와 노동계 인사들이 당선권에 전진 배치됐다.

송희경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이 1번을 받음으로써 19대 총선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여성 과학자가 상징적 자리인 맨 앞에 배치된 점은 눈길을 끈다. 19대 당시 1번으로 당선된 민병주 의원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을 지낸 여성 과학자였다.

노동개혁 완수를 목표로 한 노동계 인사 배치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이자 한국노총 중앙여성위원장이 3번에 배치됐고, 한노총 산하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5차례 지낸 문진국 위원장이 4번을 받았다. 앞서 '텃밭'인 경북 구미을에는 장석춘 전 한국노총 위원장을 단수추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비례대표 공천 심사가 졸속 심사로 이뤄졌고, 여성 60% 이상 배정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체 추천후보 45명의 성비를 보면 여성이 27명이어서 남성(18명)보다 많지만, 여성은 주로 후순위에 몰려 있어 실질적인 당선 가능권인 20번 안으로만 보면 남녀가 각 10명씩으로 동률이다.

여성을 비롯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도 부족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례대표 2번인 이종명 전 육군 대령이 장애인이긴 하지만, 이 전 대령의 경우 장애인보다는 '군인'과 '살신성인'의 명분으로 배정됐기 때문이다.

또 당선권인 비례대표 15번을 받은 김순례 대한약사회 여약사회장의 경우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두고 "국가를 위해 전쟁터에 나가 싸우다가 희생됐는가"라고 반문하며 유가족을 향해 '시체장사', '거지근성' 등의 표현을 사용해 보건·의료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아 구설에 오른 적도 있어, 심사가 소홀했다는 자성도 배심원단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종희 공천관리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내일(23일) 최고위에서 시정할 수 있는 부분은 시정 하겠다"며 "논란된 사람을 빼고 다른 사람을 넣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