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對중국 수출 단기간 내 회복 어려워…수요 변화에 맞춰 공급능력 키워야"

2016-03-17 12:45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최근 감소하고 있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등으로 중국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변화에 따른 공급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7일 '중국의 2016년 경제운용 방향 평가와 한국의 대응' 보고서에서 "중국의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한국은 대중 수출 둔화세를 단기간 내에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달 5∼16일 열린 제12기 4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5∼7.0%로 설정했다.

지난해의 목표치였던 '7.0% 안팎'보다 낮아진 것으로 25년 만의 최저치다.

중국은 이번 전인대에서 '13차 5개년계획'(13·5 규획·2016∼2020년)을 확정하고 앞으로 5년간 6.5% 이상의 성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이 경제운영에 있어서 공급 측 구조개혁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동시에 안정적 성장률을 유지하는 데 경제운영의 중점을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이 공급 측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자둔화 및 고용사정 악화에 소비부진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일정기간 중국 경제는 L형의 성장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는 고도성장을 거듭해왔지만, 이제는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를 강조하며 중속성장 시대 진입을 인정하는 등 앞으로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중국이 최저 6.5%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추가적인 지급준비율(지준율)과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며, 실제 재정적자율도 목표치인 3%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올해 한국의 대중 수출이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대비 대중 수출액은 2014년 -0.4%, 지난해 -5.6%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4.4%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대중 수출부진의 이유에 대해 "중국 내수와 세계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의 대중 수출구조가 가공무역 중심이어서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로 취약하다"면서 "올해도 수출 감소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도 중국의 전통제조업 국산화, 중간재 지급률 확대, 신성장동력 산업에서의 한·중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발 빠르게 한중FTA 활용을 위한 후속조치를 내놓는 한편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할 수 있는 농식품과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13·5 기간에 추진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중국제조 2025, 인터넷+, 농업현대화, 서비스업 육성 등 중점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대중 투자를 확대하고 수출기회를 포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소득 향상에 따른 수요 변화와 산업구조 고도화 등에 맞춰 공급능력을 배양하는 데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