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3 총선] 야권 연대보다 더 핫해진 ‘무소속 연대’

2016-03-16 20:08

각 당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된 현역 의원들의 불만이 거세지면서 탈당에 따른 ‘무소속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이른바 ‘진박(진짜 박근혜)’에 비해 사실상 ‘공천 학살’을 당한 비박계 현역 의원들이 늘면서, 여당 내부에서는 비박(비박근혜) 연대 또는 무소속 연대가 구성될 것이란 관측이다.[사진=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각 당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된 현역 의원들의 불만이 거세지면서 탈당에 따른 ‘무소속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이른바 ‘진박(진짜 박근혜)’에 비해 사실상 ‘공천 학살’을 당한 비박계 현역 의원들이 늘면서, 여당 내부에서는 비박(비박근혜) 연대 또는 무소속 연대가 구성될 것이란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컷오프 된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인 6선의 이해찬 의원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공천 내홍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도 컷오프 된 임내현 의원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시점을 저울질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른바 ‘피의 화요일’인 15일 친유승민계 뿐만 아니라 친이(친이명박)계 등 비박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무소속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확히 8년 전인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이계의 공천 학살로 탈당한 인사들이 일부 지역에서 바람을 일으켜 14석을 얻은 ‘친박 연대’ 현상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일 현재 비박계 중 컷오프 된 현역은 이재오(서울 은평을)·주호영(대구 수성을)·진영(서울 용산)·안상수(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의원 외에 재선의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이다.

여기에 초선이지만 소위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희국(대구 중구남구)·류성걸(대구 동구갑)·이종훈(경기 성남시분당구갑) 의원 등과 전직 의원 등 비중있는 원외인사들이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들 중 상당수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탈당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임태희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의한 새누리당 상층부의 행동에 가만있을 수 없다”며 “무소속으로 투쟁하겠다”며 탈당,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해진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이날 공천탈락 불복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뜻을 들어보고 행동해야 한다”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향후 낙천 후보들끼리의 무소속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는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비박계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행렬이 현실화 되면 지난 2008년 3월 공천과정에서 대거 탈락한 친박계 인사들이 '친박연대' 또는 '친박 무소속 연대'를 발족했던 것처럼 비박 무소속 연대를 꾸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8년 전과 달리 이번 무소속 연대에서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처럼 확실한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모래알처럼 무소속으로 제각각 출마해 낙선할 경우, 총선 이후 친박계 또는 진박계가 당내 주류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 재기의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친노계 좌장 이해찬 의원이 공천배제 이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탈당한 인사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사진=이해찬 의원 공식홈페이지]


더민주 또한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친노계 좌장 이해찬 의원이 공천배제 이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탈당한 인사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앞서 당의 컷오프에 반발한 강동원(전북 남원시순창군)·홍의락 의원(비례대표) 등은 무소속 출마에 나선 상태다. 이날 더민주의 재심 신청이 기각된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갑)도 공천 배제가 확실시 돼, 탈당 여부가 주목된다. 국민의당에서도 공천배제 된 임내현 의원(광주 북구을) 또한 탈당 뒤 무소속 출마 수순을 밟고 있다.

다만 유권자들이 무소속 후보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 난제다. 선거의 최대 변수인 무당층은 당 소속 보다는 선거 이슈에 따라 투표할 가능성이 커, 당적 없이 ‘인물론’ 을 앞세운 무소속 후보들이 얼마나 선전할 지는 장담할 수 없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