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급 과잉시대-③] 민간-정부 의견 ‘온도차’ 여전

2016-03-17 19:57

전력공급 과잉을 두고 민간 발전 업체와 정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 측간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전력공급 과잉 문제를 두고 민간 발전업체와 정부 간 갈등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노영민 의원실 주최로 전력공급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과 정부가 토론을 벌인지 약 1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변한 것은 없다.

오히려 민간 발전업체들이 지난 한 해도 수익성 악화를 이어가면서 양 측간 갈등의 골을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5년간 정부의 독려 속에 사업을 펼쳤던 민간발전업체들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9월 순환 대정전 당시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기업들에 LNG발전소 건설을 장려했다.

신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SK E&C. 포스코에너지, GS EPS 등 대기업들이 LNG발전소 사업에 가세했다. 대기업들이 참여하면서 LNG발전소는 지난 2013년 13개, 2014년 6개 등 잇따라 건설되며 전기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LNG발전소들이 생산한 전기가 남아돌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가 예측한 전력수요보다 전력 생산량이 훨씬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레 한국전력이 시장에서 구입하는 도매가격인 SMP의 하락을 이끌었다. SMP는 2014년 초 143.16원에서 지난해 말 95.46원으로 떨어졌다. 결국 전기를 생산하는 민간 발전업체는 손해를 보고, 전기를 사들이는 한전만 배를 채우는 모양새가 됐다.

실적은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민간 발전시장에서 상위 그룹인 SK E&S, 포스코에너지, GS EPS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총 4194억원으로, 전년 동기(5717억원)보다 26.6% 줄었다.

가동률 또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민간 발전사들이 많이 운영하는 LNG발전소의 가동률은 지난 2014년 1월 60.5%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2월 19.9% 떨어진 40.6%에 그쳤다.

한 민간발전업체 관계자는 “정부는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민간 발전 사업자 옥죄기로는 더 이상 관련 산업의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력공급 과잉이 지속되자 일부에서는 지난해 재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당시 “신규 발전설비 진입을 차단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전력수급 상황을 공급과잉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 데다 지나친 사업자 논리”라며 맞서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전력은 항상 최대 수요를 대비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현 상황만을 두고 공급과잉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신규 발전설비 진입을 차단하는 등 과감한 정책으로 현재 상황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인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수요 예측 안정성 주장은 책임 회피성일 뿐”이라며 “현재의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신규 발전 설비 진입을 차단하지 않는 이상 해결책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