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3남 회사 '켐텍' 첫 배당

2016-03-15 06:00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대림산업그룹 켐텍이 내부거래로 늘려 온 잉여금으로 대주주인 총수 2세에게 첫 배당을 실시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켐텍은 전달 25일 1주에 1250원씩 모두 5억원을 2015회계연도 결산에 따른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약 31%로 같은해 순이익 16억3500만원 가운데 거의 3분의 1을 배당에 썼다. 켐텍이 배당을 실시한 것은 2010년 회사를 세운 이래 처음이다.

켐텍 관계자는 "창업하고 7년차가 되는데 그동안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익이 누적돼 이번에 배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건축자재도매업체인 켐텍은 이준용 대림산업그룹 명예회장 셋째 아들인 이해창 부사장이 2010년 7월 3억원을 출자(지분율 60%)해 설립했다. 당시 이준용 회장도 지분 30%를 보유했었으나, 2010년 친인척인 이주영씨에게 주식을 모두 증여했다.

이해창 부사장이 현재 켐텍 주식 6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나머지 지분은 이주영씨와 대림코퍼레이션이 각각 3만주(30%), 1만주(10%)씩 가지고 있다.

켐텍은 2015년 매출이 약 1047억원으로 1년 만에 5% 넘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10% 가까이 늘었다. 순이익은 16억원으로 113% 이상 증가했다.

이런 실적개선에는 내부거래가 상당한 영향을 줬다. 켐텍이 2015년 계열사인 대림코퍼레이션, 대림산업, 고려개발, 삼호 4곳으로부터 올린 매출은 약 180억원으로 전년 162억원보다 11% 넘게 증가했다. 내부거래가 전체 매출(1047억원)에서 차지한 비중은 약 17%에 달했다. 켐텍 매출에 가장 크게 기여한 곳은 대림산업으로 약 125억원어치 상품·용역을 사줬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사가 처음 배당에 나선다는 것은 수익을 배분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라며 "다만 주주가 특수관계인으로 얽혀있을 경우 이익환원뿐 아니라 경영승계나 계열분리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