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히스패닉 표 결집 위해 소로스 등 거액후원
2016-03-11 04:51
트럼프 이민자 비하 발언 응징, “투표로 심판”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도널드 트럼프의 '이민자 비하' 발언에 분노한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투표장으로 대거 끌어내기 위한 민주당 진영의 선거 캠페인에 이른바 ‘큰 손’들이 모여들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민주당의 '큰 손'들이 1천500만 달러(180억 원)를 후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한 이번 후원이 미국의 이민 유권자의 투표율 제고를 겨냥한 단일 캠페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헝가리 이민자 출신인 소로스는 공화당 주자들이 토해내는 '반 이민자' 발언에 대해 "역겹다"면서 "미국의 민주주의와 국익에 해롭다"고 비판했다.
소로스 등이 내놓은 후원금은 새로 생긴 '이민 유권자 승리(Immigrant Voters Win)'이라는 슈퍼팩(Super PAC·정치행동위원회)이 자금 집행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지자 최소 40만 명이 새로 투표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히스패닉이 '트럼프 응징'을 위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유권자 등록에 필요한 시민권 신청에 나서고 있다는 최근의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된다.
최근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그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경선운동을 하면서 이민자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특히 멕시코 이민자들을 마약 범죄자, 강간범 등으로 비하해 멕시코 국민을 비롯한 히스패닉계의 극한 반감을 사 왔다.
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120억 달러가 넘게 들 것으로 추산되는 3천㎞ 길이의 장벽을 멕시코와의 국경에 세우고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토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