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주택금융 동향 관련 정밀분석···‘처음부터 나눠갚는’ 관행 고수

2016-03-10 16:43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금융위원회가 최근 주택금융 동향 관련 정밀분석에 들어갔다. 그러나 업계의 의견과 달리 가계부채 질적 개선을 위해 ‘처음부터 나눠갚는’ 관행을 고수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국토교통부 및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최근 주택금융 동향 관련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주택시장 동향 △최근 주택담보대출 및 집단대출 동향 △주택금융 관련 건설업계 건의사항 및 은행권 의견 등이 논의됐다.

최근 주택시장은 공급동향, 경제여건 불확실성,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등의 영향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속도는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2013~2014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말 은행권 주담대는 482조5000억원으로 1~2월 중 5조4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전년 동기 증가폭 대비 1조3000억원 가량 감소했으나 최근 3년 동안의 같은 기간 평균 증가액(2조7000억원) 대비 2배 수준이다.

집단대출도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자금이 공급되고 있으며, 집단대출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집단대출 잔액은 112조8000억원으로 지난 1~2월 중에 비해 2조5000억원 가량 늘었다. 올해 주담대 증가액 총액(5조4000억원)의 46.6%를 차지한다.

이에 주택건설업계에서는 은행의 집단대출 규제 정상화 및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시행방식 개선을 건의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집단대출 거절사례 등을 제시하면서 금융당국 요청에 따라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집단대출 공급확대 의견 제시했다. 또 종전과 같이 주담대 취급을 거치식 분할상환으로 하고, 소비자가 비거치식을 선택할 경우 우대금리 적용해달라는 취지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집단대출에 별도의 규제는 하고 있지 않고(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예외), 은행 자체적인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출이 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가계부채 질적 개선을 위하여 대출은 거치기간을 길게 두지 않고 ‘처음부터 나눠갚는’ 선진 여신관행을 정착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참고로 현재도 차주의 비거치식 분할상환 방식의 선택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은 일부 사업장의 집단대출 거절은 여신 규제로 인한 것이 아니며, 입지·분양률 등 사업타당성 등을 검토해 여신을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위는 최근 은행 주택담보대출 추이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향후 움직임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일단 ‘상환능력범위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누어 갚는’ 선진 여신관행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해석이다.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이전에 대출을 앞당겨 받은 이전 대출수요가 존재하기도 한다.

또, 연말 연초 부동산 경기가 비수기 등으로 다소 주춤하는 측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집단대출은 직접 규제하지 않고, 은행이 스스로 입지·분양가능성 등 사업타당성을 평가해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전망이 밝은 사업장까지 대출기준을 경직적으로 적용해 집단대출이 거절되는 경우가 없도록 합리적 심사를 당부했다. 최근 집단대출 금리 움직임 등에 대해서는 은행이 건설사, 차주 등에게 충분히 설명해주길 요청했다.

또, 주택건설업계에 대해서도 업계 스스로 소위 ‘밀어내기식’ 분양 자제 등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위는 오는 17일 연구원·학계 등 주택시장·금융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이달부터 다음달 사이 금융 현장점검·영향분석을 추진한다.

수도권은 가이드라인 이행상황·효과분석 결과를 이달 중 배포할 계획이다.

비수도권은 다음달 중 가이드라인 영향분석 및 시행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오는 5월부터 가이드라인을 차질없이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