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신실크로드를 가다] “중국을 만든다” 현대제철 베이징 공장 가보니

2016-03-06 10:44

현대제철 북경공장은 쇳물이 쏟어져 나오는 제철소에 비해 규모는 작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에서 전달받은 냉연 코일을 가공해 고부가의 이형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작지만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사진=양성모 기자]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지난 2월 18일 오전 베이징 공항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를 달려 중국 북경시 순의구(北京市 顺义区)에 위치한 현대제철 베이징 공장을 방문했다. 순의구는 북경 천안문 광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지역으로 북경현대자동차(BHMC)를 비롯, 현대모비스 등이 밀집해 있는 현대차그룹의 책심기지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현대제철 베이징 공장은 쇳물이 쏟어져 나오는 제철소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한국과 중국에서 전달받은 냉연 코일을 가공해 고부가의 이형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제1공장과 2공장에서는 블랭크 가공기와 용접 재단 설비를 통해 넓고 밋밋한 모양의 강판을 자동차에 사용하기 용이하도록 알맞은 모양으로 가공중이었다.

베이징 공장에는 블랭킹 라인에 클린룸이 설치돼 외부에서 유입되는 먼지, 곤충 비입 차단을 개선해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종업원의 설비 진입 차단도 이뤄져 안전 확보 및 생산 효율성을 높인 것도 눈에 띈다.
 

현대제철 북경법인 전경[사진=현대제철 제공]


공장을 둘러보던 중 눈에 띈 것은, 자동차의 바퀴 위쪽을 일컫는 사이드 가니쉬 부분이 선명하게 가공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즉 이 제품을 북경현대차에서 프레스로 가공할 경우, 바로 자동차에 탑재가 가능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여 졌다.

이외에 철판 2장 이상을 레이저로 붙여 가공하는 TWB(Tailor Welded Blank) 과정도 볼 수 있다. TWB공법은 재질과 두께가 다른 강판을 레이저로 용접하는 것으로, 최근 자동차 경량화의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문철수 현대제철 베이징 법인장은 “TWB 공법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다른 철판을 겹쳐 스팟(SPOT)용접을 했고, 겹친 만큼 중량이 무거웠다”면서 “철판이 레이저를 통해 용접을 한 뒤 프레스를 찍을 경우, 공정도 단순화되고 차량도 더욱 경량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공장은 블랭킹 라인에 클린룸을 설치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먼지, 곤충 비입 차단을 개선해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베이징 공장에는 코일의 넓이를 조절해 절단하는 슬리터 라인(slitter Line) 1기(CAPA 12만t/연) 와 쉐어 라인(Shear Line) 2기(11만t/연), 블랭킹 라인(Blanking Line) 3기 (2400만매/연), TWB 라인 2기(220만매/연) 등 냉연가공과 관련된 모든 설비를 갖추고 있다. 생산된 코일 및 중간가공 제품은 북경현대차 및 부품사에 차질없이 공급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고속성장중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2500만대(상용차 포함)로, 이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작년에 판매한 완성차 801만대 중 105만대를 북경현대차(BHMC)에서 생산했다.

이처럼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2003년 설립 당시 약 4200여평 건물로 구성된 공장은 현재 대지 5만2893㎡(1만6000평), 건물 2만6446㎡(8000평)의 규모로 확대됐다. 중국 현지 생산량에 맞춰 현재 공장을 증설해 약 두배 정도로 키운 셈이다. 근로자는 주재원 4명과 현지에서 채용한 127명이다.
 

현대제철 북경법인의 슬리터라인[사진=현대제철 제공]


이외에 깨끗한 작업환경과 생산된 제품의 정리정돈이 흠잡을 수 없을 만큼 깔끔했다는 점이었다. 특히 생산된 물품을 쌓아놓는 적재 지역은 마치 아마존의 대형 물류창고를 보는 듯 했다.

회사 분위기도 남다른 모습이었는데, 직원들이 오로지 제품 생산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것을 말한다. 이는 현대제철이 중국 현지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만들어 적용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일례로 이날 성상식 현대제철 차이나 법인장은 주재원들과의 대화에서 중국 직원의 복리후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이야기하며 검토를 지시했다. 특히 현지 중국 직원의 건강를 위해 매년 받고있는 정기 건강검진을 우리나라 직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제철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도 일하고 싶은 회사 중 하나로 손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평균 3년에 불과한데 반해 현대제철 북경공장 직원들은 8년”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또 베이징 법인은 직원의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지원 및 장려하고 있다. 현재 배드민턴, 자전거, 제기차기, 등산, 축구, 농구써클 등이 있으며 정기적으로 직원들이 모여 다양한 레져활동을 즐기고 있다. 특히 현지 직원들은 회사 합병(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이후 더욱 높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현대제철 북경법인에 적재된 열연 제품들 [사진=현대제철 제공]


유연군(刘艳军) 생산부 사원은 “2010년 입사 이래 회사 제도가 규범화되고, 직원들이 주동적으로 업무에 나서는 등 한층 더 성숙하고 건강하게 발전중인 것을 느낀다”면서 “합병 이후 사무직과 생산직 직원간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회사 리더들도 수준높은 관리가 마음에 든다. 이런 환경에서 업무를 하는 것에 자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에 입사한 뒤 11년째 현대제철 북경법인을 지키고 있는 유강보(刘江宝) 영업관리 과장은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깊고, 특히 해외 직원들에게도 매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강재업계에서 최고가 될 뿐만 아니라, 강철업에서도 최고가 되길 원한다. 현대제철 북경법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