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동성 간 '시민 결함' 법적 허용 임박
2016-02-26 13:46
찬성 173표·반대 71표로 상원 통과…서유럽 마지막 인정 국가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탈리아에서 동성 간 결합이라는 새로운 가족 제도가 법적으로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최종 허용되면 동성 결합을 허용하는 서유럽 마지막 국가가 된다.
안사통신 등 현지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탈리아 상원에서 동성 간 '시민 결합'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찬성 173, 반대 71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됐다. 시민 결합은 배우자로서의 권리와 상속, 입양, 양육 등의 법적 이익을 보장하는 가족제도다.
법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하원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바티칸이 정치와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탈리아의 상원이 압도적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입양 허용 조항은 당초 정부 제출안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와 깊은 유대를 가진 정당 등은 동성 커플들이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아 기를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는 대리모 출산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법안 옹호자들은 동성 커플이 법원의 판단을 받아 아이를 입양할 권리가 보장됐다고 주장한다. 이는 동성 커플들이 입양을 위해 종전까지 해오던 방식이다.
다만, 시민결합에서는 결혼한 배우자에게 요구되는 의무인 '신의'에 관한 언급이 빠져 시민결합이 결혼과 완전히 동급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