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경쟁시대 본격 개막…계좌이동서비스 3단계 26일 시행

2016-02-25 16:17

임종룡 금융위원장(가운데)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왼쪽), KEB하나은행 광고모델인 하지원씨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KEB하나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은행창구를 통한 계좌이동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사진=KEB하나은행]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은행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6일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서비스 3단계에 따라 은행들은 '집토끼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으로 소비자들은 카드대금, 보험료, 세금 납부 등과 관련한 자동이체 거래은행을 은행 창구에서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다. 자동이체 외에 월세, 동창회비, 적금납임금 등 고객이 직접 이체주기와 금액을 설정한 내역도 포함된다.

기존에는 금융소비자가 주거래계좌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카드사, 보험사, 통신사 등 요금청구 기관별로 일일이 해지하고 새로 등록해야 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페이인포' 홈페이지를 통한 계좌이동서비스를 실시했다. 이번에 시행되는 3단계는 페이인포에서만 가능했던 계좌이동서비스를 은행 창구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계좌이동서비스는 시행 약 4개월 만에 페이인포 홈페이지에서 104만명이 접속, 47만건의 자동이체를 변경하고 25만건을 해지하는 등 활발한 사용량을 나타냈다. 자동이체 변경은 일평균 6000건, 해지는 일평균 3000건에 달한다.

당국이 진행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도 계좌이동서비스 인지도는 71%, 만족도 73%, 유용성 80%를 나타내 비교적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그 동안에는 온라인으로만 변경이 가능해 서비스 이용자가 젊은 층으로 한정돼 있었는데, 창구로까지 확대되면서 노년층 고객까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윤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그 동안 공인인증서가 없거나 인터넷 접근이 어려워 페이인포 홈페이지를 통한 계좌이동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던 고객층도 앞으로는 옮겨가고자 하는 은행으로 손쉽게 계좌이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주거래 계좌 고객을 잡기 위해 혈안이다. 신규 계좌 개설을 위해 방문한 고객에게 자동이체 계좌 변경 시 부가 혜택을 제공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고객 서비스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선의의 경쟁을 확대하기 위해 계좌통합관리 기능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장은 "6월 중 본인명의로 개설된 모든 은행계좌를 조회하고 잔고이전과 해지까지 가능한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며 "일정 기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비활동성계좌는 해지하고 잔고를 본인명의의 계좌로까지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계좌이동제 3단계 시행을 하루 앞두고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첫 시연회를 개최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창구에서 직접 서비스를 시연하며 "국민 입장에서는 더 편리해지고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금융회사들은 그만큼 고객 확보와 유지를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