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딩넝 한국 화웨이 대표, 불모지서 시장 개척

2016-02-25 09:00

딩넝 한국화웨이 대표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 화웨이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지나·한아람 기자= 딩넝 대표가 한국 화웨이 지사장으로 부임한 것은 2013년 9월이다.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하기전 6년간 나이지리아 사무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서아프리카 지역본부 COO를 맡았다.

1979년생인 딩넝대표가 한국 나이로 만 37세인 점을 비춰보면, 30대의 대부분을 사업 불모지로 불릴만한 해외 지역에서 보낸 셈이다.

딩넝 대표가 아프리카 지사로 나간 시점은 중국 정부가 아프리카 투자를 본격화한 시점과 맞닿아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 투자는 2009년부터 증가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2000년 10억 달러가 되지 않던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금액은 지난해 1000억 달러 이상으로 100배 넘게 성장했다.

무역규모면에서 이미 지난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섰으며, 정부끼리 체결하는 대형 계약은 인프라 건설이나 자원개발에 집중됐다.

화웨이도 이 틈을 파고들어 글로벌 업체간 경쟁이 덜한 아프리카로 진출해 통신장비 인프라 선점에 나섰다.

그 현장의 선봉장에 섰던 딩넝 대표는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그가 나이지리아 사무소 대표 자리에 오르며, 부임전에 비해 수익성이 세 배로 치솟은 것이다.

딩넝 대표는 "아프리카는 전쟁도 자주 발발하고 자연재해도 잦은 지역이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비롯한 화웨이 직원은 항상 고객과 함께 있었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통신이 보장될 수 있도록 했고, 어려움을 함께 겪어 고객과 더 깊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딩넝 대표가 모바일 업계에서 어려운 시장으로 분류되는 한국 지사 대표에 부임한 것도 불모지에서 올린 딩넝 대표의 성과를 회사에서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1997년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화웨이의 기업문화를 늑대의 3가지 특징, '예민한 후각' '불굴의 투쟁심' '팀플레이 정신'으로 설명했다.

화웨이는 '늑대문화' 덕분에 화웨이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정신력으로 버텨가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기적을 일군 것이라고 강조한다.

딩넝 대표 역시 늑대의 일원으로 사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성과를 일궈내고 있는 셈이다.

가족을 중국에 두고 한국에서 혼자 일하는 딩넝 대표는 일하지 않는 시간엔 주로 책을 읽는다.

한달에 2~3권 정도의 책을 읽는 딩넝 대표는 주로 경영 관련 서적이나 역사, 혁신과 관련된 책을 좋아한다.

딩넝 대표는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기업이나 성공적인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책은 배울 점이 많다"면서 "역사책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알고,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