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미래다] 정보화와 만난 文化…박물관 문턱 낮췄다
2016-02-24 14:12
민속 강좌 영상채널, 소장품 정보 누리집 공개 등 박물관 정보화 실현
'밥상지교' '다문화꾸러미' 등 타문화 이해도 높일 사업 추진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제기차고 한복 구경하는 곳이잖아요." "전통적인 것들만 있어서 지루할 것 같아요."
일반인들이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에 대해 흔히 하는 '오해'다. '민속'과 '박물관' 두 단어의 조합이 갖는 특별한 '딱딱함' 때문이겠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 조상들이 하루, 한 달 혹은 평생을 어떤 집에서 살았고, 어떤 옷을 입었으며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등 전반적인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된 곳으로, 내국인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찾아온다. 2014년엔 한해동안 총 327만명이 방문했고, 이 중 외국인 관람객 비중은 67%에 달했다.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국립민속박물관은 최근 로고에 색을 입혀, 밝고 젊은 이미지로 개선했다. 콘텐츠 전시도 누구나 편하게 놀러 와 쉬면서 재미를 찾는 '쉼전' 같은 형태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전체 소장품의 99%에 가까운 6만8000여 건의 정보를 박물관 누리집에 공개했다. 박물관 전시실에서 볼 수 있는 유물은 2%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은 수장고에 있다. 박물관 측은 "수장고에 감춰둔 소장 유물의 규모만을 자랑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전시·공연 뉴스, 큐레이터의 전시 기획 의도, 유명 석학들의 민속 강좌를 영상채널을 통해서도 접할 수 있게 하는 등 '박물관 정보화'를 실현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해 12월부터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일본국립민족학박물관과 함께 개최하고 있는 기획 전시 '밥상지교'는 음식이 양국의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영상·음향 등 새로운 전시기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0년 시작한 '다문화꾸러미 사업'(중국, 베트남, 몽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한국 문화 소개)도 인류의 공존과 공영을 고민하는 프로젝트로 발전하고 있다. 이처럼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나라 문화를 중심에 두고 타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사업을 꾸준히 펼칠 계획이다.
올해는 다산 정약용의 가족 사랑을 보여주는 '하피첩'을 비롯해 노인 문화를 주제로 '노인' 특별전, 색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문화적 접근을 시도한 '색' 특별전 등 10여 차례의 전시를 할 예정이다.
천 관장은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공영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환경을 이해해야 한다"며 "국립민속박물관은 문화를 통해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