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0, 여야 선거구획정 극적 합의…승패는 ‘수도권 대첩’서 갈린다
2016-02-24 04:24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가 20대 총선을 정확히 50일 앞두고 선거구획정에 전격 합의했다. 이로써 선거구 실종에 따른 ‘총선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파행 정국은 면하게 됐다. 당장 여야는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새롭게 공천 대진표를 짜야 하는 만큼 공천 작업에 한층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총선 성패는 수도권에서 갈릴 것이란 전망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인해 서울과 인천에서 각각 1석, 경기에서만 8석이 늘어나는 등 수도권에서 매머드급 선거전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여야는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후보별 선거운동 기간이 빠듯한 만큼, 수도권 대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당 차원의 공천 전략과 공약 개발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비례대표 7석 줄여 지역구 253석 확정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오전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로 4·13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 기준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로써 여당은 테러방지법을 비롯한 민생법안 처리 압박 카드를 얻게 됐고, 야당은 선(先)선거구획정이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됐다.
이날 여야가 합의한 20대 국회 의원정수는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 수는 현행 246석에서 7석 늘어난 253석으로, 비례대표 수는 지역구 수만큼 줄어 현행 54석에서 47석으로 줄었다. 인구 기준일은 2015년 10월31일로 기준 인구 상한은 28만 명, 하한은 14명이 지역구 기준이 된다. 다만 자치 구·시·군 일부 분할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일부 불가피한 지역구는 예외로 하기로 했다.
정 의장은 곧바로 이 기준을 중앙선관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보냈으며, 획정위가 이 기준에 따라 최대한 빨리 선거구 획정안을 성안해 25일 정오까지 국회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여야 대표는 획정위가 25일 선거구 획정안을 보내오는 대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소집해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완성하고 법제사법위를 거쳐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획정위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관악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정 의장이 보낸 획정 기준을 토대로 선거구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판 커진 수도권…여야, 사활 건 선거戰 예고
지역구 의석수가 늘어남에 따라 최대 격전지는 수도권이 될 전망이다. 광역시도별로는 경기가 현행보다 8석 많은 60석으로 늘어나고 서울, 인천도 각각 1석씩 증가한다. 대전, 충남이 각각 1석씩 늘어난다.
반면 새누리당의 텃밭인 경북과 야당의 텃밭인 호남(전남·북)은 각각 2석씩 줄어든다. 아울러 강원, 전북, 전남은 1석씩 감소한다. 부산, 광주 등 나머지 광역 시도는 현행 의석수를 유지한다.
이번 선거구 획정안이 여야 어느 한쪽에 전적으로 유리하냐를 따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증감 지역구만 봐도 사실상 여야가 고르게 수를 배분한 것 보인다. 다만 10개 선거구가 늘어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 매머드급 지역구로 부상하면서 여야 모두 수도권 전쟁에 온 힘을 다할 전망이다.
그동안 수도권은 화이트칼라층의 야당 선호 현상이 우세했던 만큼, 새누리당은 개혁과 참신한 후보를 앞세운 선거 전략에 부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야권이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으로 분열된 만큼 여당이 오히려 우위를 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